신도리코 코리아제록스 롯데캐논 등 복사기 전문업체 3사간에 시장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대전자 대우통신등 후발업체들의 시장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시장의 성장세마저 크게 둔화되고 있는 때문이다.

각사는 하반기들어 디지털복사기,팩스및 프린터와의 복합기 등 회심의
역작(?)을 내놓고 하반기 승부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시장경쟁의 총성을 올린 쪽은 코리아제록스.

코리아제록스는 지난달 초 국내 최초로 디지털복사기 "에이블시리즈"를
선보이고 본격 판매에 나섰다.

디지털복사기는 한마디로 복사용지가 필요없는 복사기.

디지털방식이라 PC를 통해 인쇄된 화상을 편집할 수 있고 축소 확대는
물론 화상을 구부리거나 방향을 바꾸는 등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다.

또 팩스로 전송하거나 프린터로 대량으로 인쇄해도 화질의 열화가 전혀
없는 것이 특징.

기존 제품보다 3배이상 비싼 점이 커다란 단점이지만 기술개발로 점차
아날로그형과의 격차는 줄어들 전망이다.

코리아제록스는 현재 디지털복사기 기술의 거의 대부분을 일본
기술제휴선인 후지제록스에 의존하고 있지만 기술자급률을 3년내 현재의
30%에서 70%선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복사기시장에서 4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는 신도리코는
지난달 말 하반기 시장에 주력상품으로 삼을 잼프리 잿팩스등 다양한 기능의
복사기와 복합기를 선보였다.

특히 잼프리는 사람의 접근을 감지해 자동으로 예열모드에서 작동모드로
전환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기존의 자동걸림방지장치와 더불어 사용자가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젯팩스는 보통용지 팩시밀리에 컬러프린터기능이 추가된 제품으로
90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신도리코는 현재 30%가까이 디지털복사기시장이 형성돼 있는 일본과 달리
아직 우리나라 디지털복사기시장은 시장여건 미성숙과 가격경쟁력 미비로
98년이나 돼서야 본격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시기에 가서야 디지털제품을 내놓을 예정.

롯데전자는 올 연말께 디지털복사기를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그때까지는 서비스확충 등을 통한 기존제품의 판촉활동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복사기에도 주치의가 있다"는 내용으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펴고 있는
것이 그것.

이와함께 대우통신 현대전자 등 복사기시장의 군소업체가 돼 있는 후발
업체들의 시장쟁탈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대우통신은 올초 업계 처음으로 중속기종 2개모델에 대한 25% 가격인하를
전격 실시하는가 하면 지난해 인수한 라이카대리점을 바탕으로 영업력을
강화하여 시장셰어를 급속히 높여가고 있다.

올 목표는 지난해 4~5%의 시장점유율을 10%로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현대전자도 국내영업본부 신설에 이어 사무.통신기기 등의 유통망인
멀티플라자를 통해 복사기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자본력을 앞세운 후발업체들의 추격에 대해 디지털화 복합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전문업체들의 변신노력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