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 제조 업체들이 주력 생산제품 교체에 본격 나서고 있다.

모니터와 TV가 대형화되고 와이드TV 등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본격 시판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LCD(액정표시장치)등 신영상매체 분야에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모니터의 경우 작년까지만 해도 주력 제품이었던 14인치 제품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15인치와 17인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작년까지 전체 수요의 80%를 차지하던 14인치 이하 모니터는 올들어 40%
밑으로 떨어졌다.

대신 15인치(40%)와 17인치(20%) 수요는 그만큼 늘어났다.

이처럼 모니터의 대형화가 가속되고 있는 것은 컴퓨터 사용환경의 변화
때문.

가장 큰 영향을 끼친게 윈도 작업환경의 확산이다.

윈도 환경하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띄워 놓고 동시에 작업을 하기엔 14인치
모니터는 아무래도 답답하다.

최근에 거세게 불고 있는 멀티미디어 바람도 모니터 대형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PC에서 TV를 시청하고 비디오 CD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 등 멀티미디어
환경을 제대로 즐기려면 17인치 모니터가 적당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그래픽이나 캐드.캠 사용자가 늘어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중 하나다.

이 분야 사용자들은 화면이 크고 해상도가 뛰어난 17인치를 선호한다.

또 정교한 화면을 나타내기 위해선 아무래도 큰 화면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형화는 TV쪽이 모니터 보다 더 속도가 빠르다.

30인치 이상의 초대형 TV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브라운관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와이드TV.

KBS가 이달부터 무궁화호 위성을 이용한 위성방송을 실시하면서 와이드TV의
수요가 부쩍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관 LG전자 오리온전기 등 3사는 주력 제품을 중대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생산체제 바꾸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관은 국내 공장에선 15인치 이상급만 생산하고 14인치 제품은 해외
공장에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멕시코 공장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14인치 제품을 생산하고 한국에서는
고급기종을 만들어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와 오리온전기도 주력 제품을 14인치에서 고급기종으로 전환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들 3사는 LCD분야에도 적극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관은 삼성전자로부터 오는 98년 TFT-LCD 부문을 인수할 예정이다.

현재 STN급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LCD사업을 TFT-LCD를 축으로한 첨단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미 TFT-LCD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3,500억원을 들여 올해중 추가로 라인을 세우기로 했다.

오리온전기는 지난 94년 일본 도시바와 손잡고 STN급 LCD분야에 진출했다.

이들 회사는 LCD도 대형제품을 중심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노트북PC등에 들어가는 LCD가 점차 대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적으로는 세계 정상급에 속하는 국내업체들이 이제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도 선두자리에 진입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