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경제가 제2의 르네상스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은 3.1%.

경기과열 기미를 보인 미국을 제외하면 선진국중 최고수준의 경제성장을
했다.

대표적인 북부공업지역인 브레시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무려
3만3,000달러.

미국 독일은 물론 알부자로 소문난 스위스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의 소득을
누리고 있다.

북부지역의 실업율도 6.8%로 유럽연합의 평균 실업율 11.8%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겉으로 보아서는 이탈리아 경제가 부흥기를 맞고 있는 원동력을 좀체
찾아내기 힘들다.

정부는 부패했고 길거리엔 마피아가 활개치고 있다.

51년동안 무려 53번이나 정권이 바뀌었다.

전직 총리중 3명은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중이며 올리베티 같은 이탈리아의
간판 대기업들은 최악의 경영침체에 빠져있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경제부흥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찰스 세벨, 마이클 비오레교수는 지난
84년에 출판한 "제2의 산업분수령"에서 대량생산-대량소비에 기초한
대기업시스템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전문성으로 무장된 중소기업이 많은 나라가 20세기 후반부터
높은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이탈리아의 중소기업을 꼽았다.

강력한 중소기업이 바로 이탈리아 경제의 엔진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탈리아 중소기업은 여느나라의 중소기업과는 다른 양대 특징을
갖고 있다.

"네트워크"시스템과 "가족중심의 경영"이 바로 그것이다.

이탈리아 경제를 이륙시킨 이 양날개를 분해해 본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