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 최첨단 디지털통신망 선다..토켈라우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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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서사모아에서도 북쪽으로 480km 나 떨어진 토켈라우군도
주민들이 요즈음 어리둥절하다.
뉴질랜드령 인구 1,600명의 이 평화로운 섬무리에 최첨단 전화통신망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최근 호주국영 통신회사인 텔스트라는 지상최후의 통신불모지인
토켈라우에 국제통신위성 인텔샛을 이용한 첨단디지털 통신망을 올연말까지
개설키로 했다.
텔스트라는 "다마넷"(Demand Access Multiple Assignment-Net)이란
자체개발 통신시스템을 시험할 수 있는 적지로 토켈라우를 선택한 것이다.
호주내에는 이미 다마넷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으나 해외에서 이 시스템을
이용한 서비스가 개시되는 곳은 토켈라우가 처음.
다마넷은 완전디지털데이터를 위성을 통해 전달한다는 것외에 가입자의
요구에 따라 여러 회선을 한꺼번에 배정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텔스트라는 올연말까지 약130만달러를 투입, 토켈라우군도내 3개의
유인섬에 각각 기지국을 설치한뒤 전체 200여가구에 전화기를 무료
보급할 계획이다.
텔스트라는 이에앞서 국제통신연맹(ITU)으로부터 토켈라우의
고유지역번호로 "690"을 배정받고 지역내에서는 4자릿수의 번호를 사용키로
확정했다.
토켈라우에는 아직 화폐경제가 뿌리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빈도를
점검하고 요금을 징수할 때는 일단 카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텔스트라는 그러나 토켈라우 주민들끼리 서로 통신하는 경우에는 당분간
서비스요금을 받지 않기로 주민대표와 약속했다.
대신 국제전화를 사용하면 요금이 징수된다.
텔스트라가 토켈라우 주민들에게 이처럼 엄청난 시혜를 베푸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다마넷시스템의 국제전화서비스를 적은 비용으로 시험해 보기에
지형적으로 토켈라우가 매우 유리하다는게 첫번째 이유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완전 백지상태의 시장에서 어떻게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수 있을까를 시험할 수 있다는 점.
인류최후의 원시사회를 영위하는 토켈라우 주민들에게 첨단문명의 세례에
흠뻑 젖어들게 만든 다음, 이 세례에 대해 어느날 갑자기 대가를 요구할
경우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가를 시험해보자는 계산이다.
하지만 텔스트라가 이런 의지를 관철하려면 먼저 결코 수월치 않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먼저 각종 통신설비를 이곳으로 수송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토켈라우군도에는 비행기가 내릴 수 있는 곳이 한군데도 없을 뿐만아니라
배 접안시설도 척박해 현재 우편물을 실어 나르는 배조차 평균 6주에
한번꼴로 운항될 정도다.
이런 자연적 난관보다 더 큰 장벽은 토켈라우의 고유생활문화에 잠복해
있다.
느닷없이 던져진 텔스트라의 선물이 평온한 모듬살이에 훼방을 놓을
경우 토켈라우 주민들은 그 선물을 과감히 폐기해버릴지 모른다.
< 김혜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5일자).
주민들이 요즈음 어리둥절하다.
뉴질랜드령 인구 1,600명의 이 평화로운 섬무리에 최첨단 전화통신망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최근 호주국영 통신회사인 텔스트라는 지상최후의 통신불모지인
토켈라우에 국제통신위성 인텔샛을 이용한 첨단디지털 통신망을 올연말까지
개설키로 했다.
텔스트라는 "다마넷"(Demand Access Multiple Assignment-Net)이란
자체개발 통신시스템을 시험할 수 있는 적지로 토켈라우를 선택한 것이다.
호주내에는 이미 다마넷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으나 해외에서 이 시스템을
이용한 서비스가 개시되는 곳은 토켈라우가 처음.
다마넷은 완전디지털데이터를 위성을 통해 전달한다는 것외에 가입자의
요구에 따라 여러 회선을 한꺼번에 배정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텔스트라는 올연말까지 약130만달러를 투입, 토켈라우군도내 3개의
유인섬에 각각 기지국을 설치한뒤 전체 200여가구에 전화기를 무료
보급할 계획이다.
텔스트라는 이에앞서 국제통신연맹(ITU)으로부터 토켈라우의
고유지역번호로 "690"을 배정받고 지역내에서는 4자릿수의 번호를 사용키로
확정했다.
토켈라우에는 아직 화폐경제가 뿌리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빈도를
점검하고 요금을 징수할 때는 일단 카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텔스트라는 그러나 토켈라우 주민들끼리 서로 통신하는 경우에는 당분간
서비스요금을 받지 않기로 주민대표와 약속했다.
대신 국제전화를 사용하면 요금이 징수된다.
텔스트라가 토켈라우 주민들에게 이처럼 엄청난 시혜를 베푸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다마넷시스템의 국제전화서비스를 적은 비용으로 시험해 보기에
지형적으로 토켈라우가 매우 유리하다는게 첫번째 이유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완전 백지상태의 시장에서 어떻게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수 있을까를 시험할 수 있다는 점.
인류최후의 원시사회를 영위하는 토켈라우 주민들에게 첨단문명의 세례에
흠뻑 젖어들게 만든 다음, 이 세례에 대해 어느날 갑자기 대가를 요구할
경우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가를 시험해보자는 계산이다.
하지만 텔스트라가 이런 의지를 관철하려면 먼저 결코 수월치 않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먼저 각종 통신설비를 이곳으로 수송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토켈라우군도에는 비행기가 내릴 수 있는 곳이 한군데도 없을 뿐만아니라
배 접안시설도 척박해 현재 우편물을 실어 나르는 배조차 평균 6주에
한번꼴로 운항될 정도다.
이런 자연적 난관보다 더 큰 장벽은 토켈라우의 고유생활문화에 잠복해
있다.
느닷없이 던져진 텔스트라의 선물이 평온한 모듬살이에 훼방을 놓을
경우 토켈라우 주민들은 그 선물을 과감히 폐기해버릴지 모른다.
< 김혜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