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소유권을 제3자에게 이전한 뒤 그차를 몰고 가다 사고를
냈더라도 이는 자가운전에 해당하므로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 (주심 이임수대법관)는 14일 자동차등록 원부상의
명의를다른 사람에게 넘긴뒤 운전도중 사망한 이모씨의 유족 전순열씨
(강원도 강릉시 홍제동)가 삼성생명보험(주)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유있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회사는 이씨가 가입한 안전설계보험의
약관을 들어 "명의를 이전하고 차를 소유한 자"는 자가운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보험약관상의
자동차소유자는 자동차를 매수,인도받아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물론
부득이한 사유로 자동차의 소유명의를 제3자에게 신탁한채 운행하는
명의신탁자도 포함해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측 안전설계보험의 약관에는 자동차등록명의자와
피보험자가 일치해야 한다는 등의 기재는 없고 단지 피보험자를 "자가용
승용차의 소유자"라고만 규정하고 있다"며 "자동차 소유자가 자동차등록
원부상에 소유자로 등록된 자인지 명확하지 않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전씨는 지난 94년 8월 이씨가 다른 사람의 명의로 등록한 차를 업무용
으로 운행하던중 피고회사 보험모집인인 누나의 권유로 1천만원짜리
안전설계보험에 가입하고 소유권을 성남자동차매매상사로 이전한지
일주일만에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피고측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명의신탁자는 자가운전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지급을 거절당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