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엔진을 돌려 바닷물을 보다 많고 값싸게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정수해
쓸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 산업설비연구부 김병덕박사팀은 디젤엔진을 주동력으로
엔진폐열까지 재활용해 정수능력을 크게 높인 역삼투막방식의 복합담수화
시스템 개발을 끝내고 실증시험을 준비중이다.

1일 담수생산능력 50t 규모로 설계된 이 시스템은 전기만으로 구동하는
동급의 기존 시스템보다 에너지사용량을 최고 35%까지 절감할수 있는게
장점이다.

엔진폐열과 배기가스 배출때의 폐열을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효율을 높였다.

바닷물 담수화공정은 디젤엔진에 연결된 발전기로 펌프를 가동, 찌꺼기를
거른 섭씨 10도 정도의 바닷물을 열교환기에 보내면서 시작된다.

바닷물은 열교환기를 거치면서 20도로 높아지고 85도로 달궈진 디젤엔진
냉각수계통과 350도의 배기가스 배출구를 거치면서 역삼투막장치가 최고의
여과성능을 발휘할수 있는 25~30도로 덥혀진다.

원래의 바닷물보다 15~20도 높아진 이 물은 디젤엔진에 직접 연결된
고압펌프에 의해 평방m당 50~60kg의 압력으로 역삼투막장치에 보내져 최종
정수처리된다.

정수된 물은 담수탱크로 흐르면서 열교환기를 거쳐 바다에서 빨아들인
물을 1차로 데워 주도록 설계돼 가능한 모든 폐열을 이용하는 방식을 채택
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해수의 가열온도및 시스템내의 바닷물 순환량과 속도제어,
디젤엔진과 해수공급펌프의 직결구동기술과 함께 최적의 폐열회수방법등
핵심기술이 접목돼 있다.

현재 일부 사용되고 있는 역삼투막방식의 담수화시스템은 전기를 에너지원
으로 하고 있어 전동기 자체의 에너지손실이 크며 구동전력의 소모도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1만원의 에너지비용이 투입됐을 때 기존 방식은 5.8t의 담수를
생산하는데 비해 이 시스템은 7.5~8.8t을 생산할수 있는 것으로 모사실험
됐다.

이에따라 국내 도서지방 1만가구의 연간생활용수 수요량을 200만t으로
잡았을 때 이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기존 시스템에 비해 13억원이상 비용을
절감할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앞으로 10년간 연안공업단지의 공업용수 필요량 1억1,000만t을 생산
하는데 연간 650억원이상을 절감할수 있을 것으로 김박사팀은 추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물론 고도의 제어기술이 요구돼 기존 전기모터구동방식보다
설치비용이 1.2배가량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김박사는 그러나 "기존 시스템보다 최고 35%가량의 에너지절감효과를 감안
하면 설치시 드는 추가비용을 1년이내 뽑을수 있다"며 "전기사정이 어려운
섬지방에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