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이 "고금리를 용인하는 정부정책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열린
발언"을 해 눈길.

정명예회장은 1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최고경영자대학"에 강사로 나와 ""돈장사"를 하는 업은 달러를 벌어들이지
못하는데 정부가 왜 보호해주는지 알수 없다"며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

"한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몰린 것은 노.사 모두의 근로의식 해이와
고금리 때문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고금리가 큰 부담이 되고있다"는 것.

정명예회장은 "재정경제원 등이 금융산업을 시장경제원리에 맡겨 둔다고
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차입금리는 여전히 15%선에 달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경우엔 20%를 웃도는 실정"이라고 설명.

그는 이어 "이처럼 높은 이자를 지불하고 6~7%의 이자만 물면 되는 다른
나라 기업들과 과연 경쟁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

정명예회장은 "일본의 이자가 낮은 것은 기업을 도와주기 위해 정부가
의지력을 갖고 리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일본 일교대의 야중 차랑교수
(대한상의 경영자대학 강사로 참석)의 말을 빌려 "우리 정부에 과연
리더십이 있는지 의문시 된다"고 부연.

정명예회장은 또 "수출을 하고 달러를 벌어들일 산업은 사실 제조업과
항공 선박 등 운송업 그리고 건설업 등 3가지 밖에 없으며 여기서 달러를
벌어들이지 못하면 외채는 수년내 1천억달러를 넘게 되고 우리 경제는 다시
올라가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민주주의적으로 의지를 갖고
리드해야 한다"고 말하고 "국민과 기업의 노동자 경영자도 재교육을 받아
해이해진 근로의식을 바로잡고 지나친 소비구조를 고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

<제주=심상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