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현대과학문명의 상관관계를 총체적으로 검증해 보기 위한 대규모
전시회가 23일~8월2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580-1510)
에서 서울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737-7650)에서 동시에 열린다.

"다빈치에서 현대문명으로"라는 제하의 이번 전시회는 지난해 문을 연
성곡미술관이 개관 1주년을 맞아 기획한 특별전.

예술적 사고가 인류문명 발달에 끼친 영향을 고찰하게 될 이번 특별전
에는 르네상스시대의 천재예술가이자 과학자였던 다빈치의 발명품 18점을
포함해 실물자동차 22대, 생활용품 디자인모델 10여점 등 50여점이
전시된다.

세계적인 자동차디자인연구소인 이탈리아의 피닌파리나디자인연구소가
구성한 이 전시회는 지난해 8~10월 캐나다 몬트리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려 50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전을 연뒤 영국 스웨덴 호주 등 세계
순회전이 예정돼 있다.

이번 전시회는 특히 동력으로 상징되는 현대기계문명이 오늘날 예술의
중요한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을 중시, "움직임의 미학"을 부제로
내걸고 현대문명의 대표적산물인 자동차디자인 100년사를 중점 소개한다.

자동차와 관련된 내용은 각종 자동차스케치 및 드로잉작품, 자동차와
연관된 인체공학 및 모델을 연구하는 에토스프로젝트 등.

피닌파리나디자인연구소가 디자인한 페라리F50 시그마그랑프리
피아트아바트 피아트쿠페 디노 푸조430 에토스시리즈 등 22대의
실물차량도 함께 전시될 예정.

또 다빈치가 발명한 회전기중기 원통형3단기어 자동차변속장치 베어링축
자전거 자동차 날틀 헬리콥터 거리측정기 페달보트 굴착기 전투용사다리
등과 자화상, 발명품의 설계도와 관찰기록을 담아놓은 코덱스도 선보인다.

이탈리아 다빈치박물관 소장품인 이들 작품은 코덱스에 기록된 설계도를
원형으로 재현한 것들이지만 문화재관리법에 의해 문화재급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밖에도 전화기 안경 시계 램프 쇼윈도 및 전자 피혁 골프 스키
학용품에 이르는 현대생활용품 디자인모델이 대거 선보인다.

성곡미술관측은 이번 전시회의 의의를 살피기 위해 8월6일 10시
서울 여의도 쌍용타워2층 쌍용홀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주제는 "움직임의 미학".

다빈치전문가이며 옥스포드대교수인 마틴 캠프의 "과학문명과 시간
이미지", 피닌파리나회장 세르지오 피닌파리나의 "제품생산과 미학",
로마대교수인 아칠리 보니포 올리바의 "예술과 기술", 과학기술원
정경원교수의 "예술과 과학기술의 결합", 홍익대 안상수교수의 "산업화,
과학화시대의 시각이미지에 대하여" 등이 발표된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