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컴퓨터용 프린터가 널리 쓰이고 있다.

프린터기는 일반 컴퓨터나 가전제품과 달리 잼이 발생하는 등의 기계적
장애가 자주 일어날수 있는 하드웨어다.

그런데 얼마전 HP사의 제품을 가정용으로 사용중 AS기간이 지나 흔히
일어나는 급지불량과 Paper Jam이 발생하여 AS를 요청하자 기계를 HP사가
있는 여의도까지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장 사용해야 하므로 말하는대로 가져간후 제시하는 견적서를 보니
부속품값 7만4,000원과 기술료 7만2,000원, 그리고 부가세 1만4,600원으로
합계 16만600원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부속품을 갈아끼워 주는데 "기술료"라는 명목으로 7만2,000원이 붙는다니-

어안이 벙벙했다.

국내 다른 대기업에서 AS때 기술료 명목으로 돈을 청구한다는 얘기는 들어
보질 못했다.

청계천상가나 용산의 소규모 조립업체조차도 자기가 만든 기계의 고장에
대한 AS를 해주면서 기술료를 받는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HP사에 전화를 했더니 <>고급엔지니어를 쓰기 때문에 그들의 인건비 충당과
<>다른회사는 그 비용을 기계판매에 부담시키고 있지만 HP사는 그렇지 않고
<>다른회사들도 조만간 이같은 기술료를 받을 것이라는 답변이었다.

제품을 사용하다 고장나면 하던일을 멈추고 그때마다 직접 가져 가야
하고 게다가 납득하기 어려운 기술료를 내야 한다니..

그동안 언론을 통해 소비자만족이니 소비자감동이니 하는 기업의 서비스
제고를 위한 보도와 캠페인을 많이 보고 들어왔다.

그런데 다국적기업인 HP사의 이같은 처사는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원상 < 서울 송파구 오금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