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의 대명사로 치부됐던 공기업도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변할수
있습니다.

중요한건 경영진과 직원들의 변화 노력 여부이지요"

지난 3월22일 "제2창업 선언"을 한지 1백일을 맞은 한국가스공사의
한갑수 사장은 공기업도 민간기업과 같은 경영혁신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사장은 제2창업 선언후 다양한 혁신을 추진해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것이 조기출퇴근제와 집중근무시간제.

가스공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였던 근무시간을 오전 7시30분
에서 오후 4시30분으로 앞당겼다.

또 출근후 2시간 동안은 외부전화나 회의가 없는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했다.

"처음엔 아침 일찍 출근하는걸 직원들이 괴로워하더니 요즘은 거의
적응했습니다.

실시후 업무효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내부평가지요.

특히 일찍 퇴근한 후엔 외국어 공부 등 자기계발시간을 갖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과장급 간부들은 내년까지 토익점수를 7백50점까지 끌어 올리라고
했더니 모두들 열심이예요"

가스공사는 또 천연가스 공급설비 등을 건설할때 관계자의 이름을
표기토록 하는 "공사 실명제"를 실시했고 기능직과 일반직의 직군을
통합해 오는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내부조직은 철저히 현장 위주로 재편해 본사에 근무하는 본부장을
기존의 5명에서 3명으로 줄이는 대신 나머지 2명은 지방에 내보내기로
했다.

이밖에 가스공사는 업무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리엔지니어링을 현재
준비중이다.

BPR ,즉 업무흐름 재설계를 하고 있는 것.

"지금까지의 업무 순서와 행태를 전면 재검토해 시간과 경비를
절감하자는게 BPR의 기본 취지입니다.

지난 1월부터 작업에 들어가 오는 8월이면 결과가 나올 예정이지요.

이게 제대로 시행되면 가스관로 개설의 경우 1백km당 1백30억원의
경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업무비용도 연간 40여억원을 아낄수 있을 거예요"

이같은 경영혁신에 대해 직원들이 잘 따라 오느냐는 질문에 한사장은
간단히 대답했다.

"모든 혁신방안들은 각 직급의 대표자들이 며칠간의 워크샵을 통해
장단점을 검토하고 수정해 시행키로 내부합의를 본 것들입니다.

위로부터의 경영혁신이 아니라, 직원들 스스로 참여하는 경영혁신이기
때문에 모두 호응할수 밖에 없지요"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