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터널등 지하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암반이나 지반의 안정성을 정밀
측정할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자원연구소 자원개발연구부 정소걸박사팀은 삼성중공업과 함께 3년간
연구끝에 지하공간 주위 암반의 미세한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붕낙사고
등을 예방할수 있는 "지하공간의 암반거동 예측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
다고 17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정밀센서와 이를 통해 감지된 암반의 움직임을 선그래프등으
로 표시해주는 소형 컴퓨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컴퓨터에는 계측자료를 해
석,보강방법까지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다.

외부 컴퓨터는 이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연속 축적,모니터에 선그래프
나 수치로 표시해주며 우리나라 암반특성에 맞게끔 숏크리트나 락볼트등의
보강정도및 방법도 제시해주도록 프로그램됐다.

물론 측정시간대나 암반움직임의 크기는 필요에 따라 자동조절할수 있도
록 설계,사용의 편의성도 높였다.

이 시스템은 이미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구간중 서진주터널 굴착현장에 설
치해 신뢰성을 입증받았으며 관련기술 2건에 대한 특허도 출원중이다.

이 시스템은 기존 수동시스템의 단점을 말끔히 해소,암반의 거동특성을
실시간 연속 자동측정함으로써 지하공간의 사후관리능력을 한차원 끌어올리
게 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하공간은 항상 붕락될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시공후 활용과정에서 주변의 발파작업이나 소음진동 지하수환경변화등 지
속적인 물리적 충격에 의해 암반층은 뒤틀리거나 약한 곳으로 밀리게 되는
데 그 정도가 허용범위를 넘어서면 붕락사고등이 발생한다.

특히 서로 다른 암반층의 경계지역이나 육안으로 확인할수 없는 균열부위
에 충격이 장시간 누적될 경우 사고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타일이 떨어지거나 금이 가는게 그 첫 징후이다.

이제까지 지하공간 주위 암반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측정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져 왔던게 사실이다.

일정한 시간간격을 두고 눈으로 확인하며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게 보통이어서 데이터축적은 고사하고 주먹구구식의 보강작업이 이루어지기
일쑤였다.

정박사는 "이번 시스템개발로 이미 시공된 지하공간의 관리는 물론 시공
중설계변경도 최적화할수 있게돼 지하공간의 내구연한을 높일수 있을 것"이
라고 설명했다.

정박사는 또 "발파작업으로 인해 일시에 큰 충격이 발생했을 때 암반구조
물이 어떻게 영향받는지 해석해낼수 있는 응용시스템 개발을 추진중"이라며
"두 시스템을 보완사용할 경우 거의 모든 충격에 대해 지하공간을 능동적으
로 보호.관리할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