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투자신탁회사들이 할부금융채권의 인수를 기피해서 할부금융사
들이 대출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동부주택할부금융은 지난달 1백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승인받고도 인수처를 찾지 못해 30억원의 채권만 발행하고 나머
지는 발행을 포기했다.

또 금호주택할부금융도 대우증권을 주간사로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대
우증권은이를 투신사나 은행에 팔지못해 상품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호주택할부금융은 대우증권에 인수수수료를 다른 발행사보다
더 얹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투신사와 은행들은 할부금융사의 경우 자본금이 1천억원대에 이르는 삼
성 현대 LG할부금융이 발행한 회사채만 인수하고 나머지 자본금이 2백억
원 수준인 할부금융사가 발행한 채권은 인수를 꺼리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대우 기아포드등 대기업계열할부금융사의 채권인수에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투신사와 은행신탁은 할부금융채가 금융채이긴 하지만 할부금융사가 규
모도 작고 부실우려가 높은 팩토링채권이 많아 다른 금융채처럼 보증없이
인수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보증을 받아오거나 발행금리를 높여 발행하도록 요구하
고 있다.

그러나 할부금융사는 보증을 받거나 발행금리를 높일 경우 소비자에
대한 할부금리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차입이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이에 따라 만기3개월정도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해 3-10년짜리
대출을 해주고 있어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이 커지고 있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