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17일 현재의 고비용 구조를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고금리구조의
개선과 기업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규제완화를 촉구했다.

최회장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 한라홀에서 개막된 제10회 최고경영자 하계
세미나에서 개막연설을 통해 "지금 우리 경제가 위기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5년간 계속되고 있는 국제수지 적자는 내년에도 개선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회장은 "철강.유화.반도체 등의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이 국제수지
적자를 부추기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는 것은 재계를 비롯한 경제주체
모두의 책임이지만 생산성 향상으로 만회할 수 없는 고임금과 고금리,
고지가, 고물류비, 행정규제 등은 기업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회장은 특히 "정부는 행정규제를 완화했다고 하지만 기업은 규제완화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아직도 규제가 심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기업이 피부로느낄 수 있는 신속한 규제완화를 촉구했다.

최회장은 이어 "서구사회는 과학기술과 산업화에 힘입어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1인당 소득 3만달러를 넘어선 선진국들은 오늘날 제로 성장 또는
저성장의 한계를 맞고 있다"며 "21세기 세계의 중심이 될 아시아지역에서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과 산업화외에 플러스알파를
우리힘으로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계는 통일문제를 상당히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면서 "통일
이라는 말자체에 환상을 가져서는 안되며 북한체제의 붕괴에 대비, 미리부터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개회식에 이어 "21세기에 대비한 한국경제의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던 나웅배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항공기 도착이 늦어져
참석하지 못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