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미료시장에도 제3세대 국물요리제품시대가 열렸다.

미원은 지난 5월 기존 조미료와는 전혀 다른 국물요리제품인 "청정원
진육수"를 개발,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조미료 1세대는 하얀 분말인 발효조미료.

발효조미료의 보통명사처럼 사용되고있는 미원이 바로 원조제품이다.

제일제당이 "미풍"으로 추격을 했으나 결국 미원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흰색 발효조미료는 아직도 미원이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세대는 제일제당의 "다시다", 미원의 "맛나", LG생활건강의 "맛그린"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종합조미료이다.

시장이 고급조미료중심으로 바뀌면서 종합조미료가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했다.

제 2세대 품목에서는 제일제당의 다시다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미료의 원조라고 자처하고있는 미원으로서는 자존심이
크게 상한 것도 사실이다.

미원이 이러한 조미료시장의 구도를 깨기위해 절치부심 개발한 조미료가
바로 "청정원 진육수"이다.

미원은 "육수는 조미료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존의 분말.액상조미료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3세대
국물요리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미원은 이런 개념으로 육수가 아닌 "청정원 진육수"라는 새로운
브랜드까지 도입했다.

미원은 지금까지 시장에 내놓았던 다른제품 개발때보다 많은 노력과
투자를 했다.

지난 94년 11월부터 19개월의 시간을 이 제품개발에 투입했다.

미원은 먼저 소비자욕구와 우리나라 식문화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했다.

우리나라 전통요리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탕"이다.

탕요리가 우리나라 요리의 주축이며 민속학자들은 우리 식문화권을
"탕요리권"이라고 부르기도한다.

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국물이다.

미원은 이러한 우리나라 식문화때문에 청정원 진육수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미원이 강조하는 청정원 진육수의 가장 큰 특징은 "살아있는 양념"이다.

건조하지않은 쇠고기정육과 사골에끼스로 만들어 기존 건조분말제품과는
달리 맛과 향이 살아있다는 설명이다.

또 고급 무첨가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 액상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방부제와 색소를 전혀 사용하지않았다고 이회사는 강조한다.

이러한 제품경쟁력을 바탕으로 미원은 진육수판매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원이 주 사용층으로 꼽고있는 소비자는 20~30대의 기존 종합조미료
사용을 꺼리는 대도시 주부들이다.

이들이 육수가 말그대로 국물을 우려낸 천연양념이라는 점을 받아들일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이밖에 냉면등 반드시 육수가 필요한 요리를 하는 가정주부들을
겨냥하고 있다.

미원은 제품특성상 유통기간이 짧은데다 40인분들이가 2,750원으로
비교적 고가인 점을 감안, 제품수용성이 높은 대도시의 직거래유통망을
우선적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5월10일부터 시장에 나온 청정원 진육수는 발매후 20일만에
20만병(4억원)을, 6월에는 50만병(9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미원은 육수의 성수기에 들어가는 9월부터 월 12억~13억원상당의
매출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