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9만원이면 나도 티코를 몰수 있다"

올해초부터 지하철 전동차내에 등장한 대우자동차의 "티코"광고다.

술 한잔 덜 마시거나 양복 한벌 안입는다면 교통지옥에 시달리지
않고 자가용으로 편하게 출퇴근할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콩나물 시루같은 지하철의 불편함을 자연스럽게 차를 사고 싶다는
욕망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티코의 경우 새로 자동차를 장만하려는 신규수요가 많고 판매타깃도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어서 지하철광고를 하게 됐다"는게
대우자동차(광고판촉팀 최창화과장)의 설명이다.

티코광고는 역설적으로 지하철 버스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교통광고가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옥철"이라 불릴 만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광고효과도
크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본격화된 국내 교통광고는 교통량의 증가와
지하철 고속도로등의 발달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것은 지하철광고다.

저렴한 광고비용에 비해 직장인과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데다 자연스러운
반복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철에서 광고를 보고 인근의 상점에서 곧바로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아 일본에서는 지하철광고를 "POP(상점내 광고물)의 차내
도입"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자연스럽게 광고대행권을 따내기 위한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기 지하철(1~4호선)의 경우 전홍 국전 대지등 전문업체들이 독점하고
있었으나 2기(5~8호선)의 경우 광인 대동에스피 애드레인 전광사
비오비커뮤니케이션 등 신규업체들이 잇달아 뛰어들었다.

대형사들의 암묵적인 독과점구조가 깨지며 과당경쟁이 벌어지자
매체이용료도 치솟아 금융부담및 수익성 악화로 돌아오고 있다.

5호선역구내및 차내광고를 201억원에 낙찰받았던 광인의 경우 5호선의
부분 개통으로 광고주유치가 힘들어지자 코애드라는 자회사를 설립,
사업권을 재판매하고 있다.

지난 6월 2호선 전동차외부벽면 광고를 따냈던 크라운기획의 97억원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이란 평이다.

그러나 지하철은 오는 98년말 서울시 2기지하철이 완전 개통되는데다
전국 주요도시에서도 지하철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어서 앞으로도 교통광고를
대표하는 매체로서의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