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 이사람] '동아시아...' 펴낸 고병익 <전 서울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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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쉬운 볼거리만 가득한 출판계에 모처럼 깊이와 묵직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 출간돼 가벼움에 식상해진 독자들을 반갑게 하고 있다.
고병익 전서울대총장(82)이 동아시아의 문화사적 전통및 그 변화와
한.중.일 3국의 상호 인식관계등을 폭넓은 사유를 바탕으로 조명한
"동아시아사의 전통과 변용"(문학과지성사간)을 펴냈다.
고전총장이 지난 10년동안 각종 학회및 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논설, 여러 기고문들을 "동아시아 문화사적
전통고찰"이라는 하나의 주제아래 묶어낸 것.
"흔히 우리의 전통을 고정불변의 굳어진 실체로 이해합니다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과거사를 돌이켜보면 현재의 전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단절과
변화를 겪어왔는지 금방 발견하게 되지요.
앞으로도 이같은 변화는 계속될 것입니다"
고전총장은 이 책에서 인접문화와의 연계속에서 단절과 변화를 계속해온
우리 문화전통의 흐름을 짚어보고 유럽문화권과 달리 동아시아라는 같은
문화권속에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한.중.일 3국관계를
조망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토인비가 말한대로 동아시아 3국은 같은 한자문화권임에도 반드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소원한 관계일 때가 더 많았지요.
앞으로 이를 극복해 유럽문화권등에서 볼수 있는 것처럼 보다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을 때 세계사의 중심문화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책은 동양그룹 서남재단이 지원하는 동양학술총서 두번째권.
제1부 서방문화와의 만남에서 16세기를 전후로 극심한 쇄국정책끝에
갑작스레 외래의 사상과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겪는 변화를 다뤘고 2부
동아시아 삼국의 상호 소원에서는 많은 문화적 공통성에도 불구하고 소원한
문화교류및 국가관계를 추적했다.
또 3부에서는 문화사적 측면에서 한일관계를 다루고 4부와 5부에서는
각각 유교문화의 특성과 동아시아 문화사, 특히 우리 문화사를 전통의
단절과 연속의 관점에서 살폈다.
"염두에 둘 것은 전통은 그냥 계승만하거나 사라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사회속에서 변한다는 것입니다.
영국 빅토리아여왕시대의 왕실위엄등은 전통을 인위적으로 창조한
대표적인 예죠.
의도하는 대로 이뤄지지는 않지만 전통의 변화에 인위적 작용이 더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고어체 어투, 수정없이 수록된 강연초록등 투박함속에 녹아난 원로학자의
역사와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유는 비교문화사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것은 물론 색다른 독서의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독서와 한시짓기등으로 소일한다는 고전총장은 서울대교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학술원회원이자
민족문화추진회이사장으로 재직하고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9일자).
책이 출간돼 가벼움에 식상해진 독자들을 반갑게 하고 있다.
고병익 전서울대총장(82)이 동아시아의 문화사적 전통및 그 변화와
한.중.일 3국의 상호 인식관계등을 폭넓은 사유를 바탕으로 조명한
"동아시아사의 전통과 변용"(문학과지성사간)을 펴냈다.
고전총장이 지난 10년동안 각종 학회및 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논설, 여러 기고문들을 "동아시아 문화사적
전통고찰"이라는 하나의 주제아래 묶어낸 것.
"흔히 우리의 전통을 고정불변의 굳어진 실체로 이해합니다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과거사를 돌이켜보면 현재의 전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단절과
변화를 겪어왔는지 금방 발견하게 되지요.
앞으로도 이같은 변화는 계속될 것입니다"
고전총장은 이 책에서 인접문화와의 연계속에서 단절과 변화를 계속해온
우리 문화전통의 흐름을 짚어보고 유럽문화권과 달리 동아시아라는 같은
문화권속에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한.중.일 3국관계를
조망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토인비가 말한대로 동아시아 3국은 같은 한자문화권임에도 반드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소원한 관계일 때가 더 많았지요.
앞으로 이를 극복해 유럽문화권등에서 볼수 있는 것처럼 보다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을 때 세계사의 중심문화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책은 동양그룹 서남재단이 지원하는 동양학술총서 두번째권.
제1부 서방문화와의 만남에서 16세기를 전후로 극심한 쇄국정책끝에
갑작스레 외래의 사상과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겪는 변화를 다뤘고 2부
동아시아 삼국의 상호 소원에서는 많은 문화적 공통성에도 불구하고 소원한
문화교류및 국가관계를 추적했다.
또 3부에서는 문화사적 측면에서 한일관계를 다루고 4부와 5부에서는
각각 유교문화의 특성과 동아시아 문화사, 특히 우리 문화사를 전통의
단절과 연속의 관점에서 살폈다.
"염두에 둘 것은 전통은 그냥 계승만하거나 사라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사회속에서 변한다는 것입니다.
영국 빅토리아여왕시대의 왕실위엄등은 전통을 인위적으로 창조한
대표적인 예죠.
의도하는 대로 이뤄지지는 않지만 전통의 변화에 인위적 작용이 더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고어체 어투, 수정없이 수록된 강연초록등 투박함속에 녹아난 원로학자의
역사와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유는 비교문화사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것은 물론 색다른 독서의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독서와 한시짓기등으로 소일한다는 고전총장은 서울대교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학술원회원이자
민족문화추진회이사장으로 재직하고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