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경제관료 출신 여야의원들의
질의내용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질의에 나선 경제관료 출신은 신한국당 강경식 차수명의원, 자민련의
허남훈 이상만의원등 4명.

이들은 "며느리"의 사정을 잘아는 "시어머니"처럼 송곳질의로 일관했다.

모두들 "경제가 어렵다"는데는 한목소리였으나 진단과 처방은 "전공"에
따라 그야말로 4인4색이었다.

재무장관을 지낸 강의원은 "강경식"이란 별명에 걸맞게 "(어려운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애는 바로 문제의식 자체가 없는 경우"
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재무장관시절 금융실명제 도입을 구상하기도 했던 강의원은 "그동안의
개혁은 정치분야와 사회분야의 비리척결에 역점이 두어졌었다"며 "금융
실명제만 하더라도 세제개혁이기보다는 부패와 비리추방쪽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의원은 경제난을 타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운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허청장 상공부차관보를 역임한 차의원은 질문내용의 상당부분을 정부의
중소기업정책 부재를 질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할애했다.

차의원은 "지난 94년기준으로 국민총생산 기여도가 7% 수준인 농림수산업
분야에 국가예산지원비중은 14%에 달하고 있는 반면 국민총생산 기여도가
40%를 넘고 있는 중소기업부문에 대한 예산비중은 4.3%수준에 불과하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부재를 꼬집었다.

차의원은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어음보험제도 도입 <>상호신용금고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육성 <>무등록공장 양성화등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공진청장 상공부차관 환경부장관등을 지낸 허의원은 "지금의 경제상황은
문자 그대로 총체적 위기"라며 "특히 부처간에 충분한 조율도 거치지 않은
설익은 정책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국민과 기업 모두가 걱정에 쌓여 있다"
고 진단했다.

허의원은 한걸음 더나가 "일관성도 원칙도 없고 장기적인 대비책이 없는
경제정책의 결과가 오늘의 참담한 경제현실을 빚어낸 것"이라며 "국민과
기업인을 놀라게 하는 충격조치는 절대 없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의원은 경제기획원에서만 27년간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거시
경제정책을 조목조목 따졌다.

이의원은 특히 "김영삼정부 출범이후 평균 경제성장율은 오일쇼크가 있었던
77~81년간을 제외하고 가장 낮다"고 경제팀을 몰아 세웠다.

이의원은 "경기침체의 원인은 고금리 고임금 고지가등 3고때문"이라며
"이 가운데 가장 관리가 가능한 금리를 파격적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
했다.

경제관료 OB들의 이같은 목소리에 대해 경제팀 수장인 나웅배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정책충고로 받아들이겠다"고 받아 넘겼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