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사카(우즈베크공화국) = 정종태기자 ]

대우자동차가 19일 완공한 우즈베크공장은 그동안 대우가 유럽 자동차시장
공략을 위해 펼쳐온 "진지구축" 작업의 완결판이다.

지난 92년 GM과의 결별이후 "세계경영"에 나선 대우의 현지화전략의
1단계 완성이기도 하다.

그만큼 우즈베크공장 완공은 대우에겐 각별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대우자동차의 해외진출이 기존 자동차공장의 인수를 통한
투자형태였으나 우즈-대우공장은 창원의 대우국민차공장을 모델로 완전히
새로 설립된 회사"(이관기 우즈-대우오토회장)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우즈베크공장은 CIS(독립국가연합)지역 진출의 교두보 역할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폴란드 루마니아 체코등 3국을 잇는 생산체제구축 만으로는 채울 수
없었는 CIS지역의 거점이 바로 이곳이다.

결국 대우자동차는 우즈베크공장의 완공으로 폴란드 루마니아 체코
우즈베크를 잇는 "4각생산체제"를 구축, 유라시아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을
완전히 확보하게 됐다.

대우의 "징기즈칸 전략"은 이미 지난 92년부터 시작됐다.

전술은 현지생산체제 구축.GM과의 결별이후 새로운 도약기를 맞았으나
내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였다.

세계경영을 내세워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선진국시장에 현지생산기지를
세운다는 것은 대우로서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앞으로 커갈 수 있는 시장, 그것도 선진국을 겨냥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했다"(김우중회장).

그 첫번째 타깃이 바로 동유럽지역.

동유럽은 자체 시장규모도 큰데다가 서유럽과 인접해 있어 근거지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뒷문 열고 들어가 안방을 차지하는 식의 "징기즈칸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루마니아 유태창로대자동차회장).

대우가 동유럽에 구축한 생산망은 이번에 문을 연 우즈베크공장을 포함해
폴란드의 2개공장, 루마니아의 로대공장, 체코의 상용차공장 등 5곳이다.

이들 공장에서 당장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는 연간 30만대.

4년후인 2000년에는 이들 동구 4개국에서만 1백만대의 생산규모를
확보한다는 게 대우의 장기적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대우가 21세기 세계 10대 자동차메이커로 부상하기 위해
장기플랜으로 짜놓은 해외 1백만대 생산체제 구축목표가 여기서 달성되는
셈이다.

그만큼 동유럽은 대우에겐 큰 의미가 있다.

이제 서유럽이라는 거대한 산을 어떻게 넘느냐는 문제만 남아있다.

대우는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장담한다.

"현재 EU(유럽연합)의 준 회원국들인 폴란드 루마니아등이 2000년께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되면 EU의 쿼터제 도입이나 반덤핑 제소등 규제조치는
당연히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박동규 대우자동차
해외사업총괄사장)는 것.

그러나 대우의 이같은 "야심"이 그대로 달성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현지업체들의 "방어벽"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김우중회장도 "대우의 동유럽진출을 과거 칭기즈칸의 서진에 비유하고
있다"며 유럽 메이커들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