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는 "장풍득수"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말 그대로 바람을 막고 물을 얻는것에서 시작된다.

물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생명의 원천이다.

그러기에 물이 있는 곳에 사람이 산다.

도시의 형성도 얼마나 안정적으로 물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서울이 인구 1,000만을 넘는 국제적인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도
한강이라는 큰 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풍수에서는 물을 도로와 같이 본다.

도로와 물은 끊임없이 연결되어 흐른다는 공통점을 갖기 때문이다.

부동산 실무 측면에서 살펴봐도 물의 특성과 도로는 일맥상통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가령 커다란 강주변에 생활용수와 물고기가 많아 사람이 살듯이
큰 도로변은 상권형성이 빠르고 자동차나 사람의 통행량이 많아
부동산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또 급히 흐르는 물에는 고기가 적듯이 급경사의 도로는 지나가는
길이돼 주변에 좋은 상권이 형성되지 못한다.

바다에서 한류와 난류가 합치는 곳에 어장이 형성되듯 도로가 교차하는
곳에 상권이 형성된다.

4거리나 5거리는 더욱 번잡한 상권으로 발달한다.

서울 신촌로터리 상권의 지형은 이대입구에서 내려오는 신촌로와
마포 서강대에서 내려오는 서강로, 동교동에서 내려오는 양화로가
합치는 곳이다.

마포의 공덕로터리는 마포로 만리재길 백범로 대흥로 등에서 물이
내려와 합수되는 형국이다.

또 홍은동로터리 서대문로터리 목동4거리 신사4거리 교대역4거리 등
상권이 발달한 곳은 대부분 물이 흘러 모이는 자리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다른 각도로 살펴보자.

풍수에서 강물이 구비쳐 흐르는 곳의 바깥쪽 땅은 흉지로 보고 안쪽은
길지로 본다.

그것은 장마나 홍수때 강 바깥쪽은 물의 침범을 받아 깎여 먹히는
곳으로 흉지가 되는 것이고 안쪽은 오히려 살이 붙는 형상이 되어
길지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도로에도 적용할 수 있다.

굽은 도로를 자동차가 다닐때 원심력이 작용하는 도로 바깥쪽에는
사고가 빈발해 만약 이곳에 주택을 지어 살고 있다면 위험이 있다.

사람이 길을 갈때도 구태여 먼 바깥쪽으로 가지않고 안쪽으로 통행해
상가의 형성도 안쪽이 먼저 되게 마련이다.

막다른 도로를 풍수에서 흉지로 보는 것도 같은 이치다.

막다른 도로는 길이 막혀있는 곳이라 결국 흐르는 물을 막고 있는
형상이다.

다시 말해 항시 물의 침입을 받고 있는 곳으로 풍수에서는 살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막다른 도로에 있는 부동산은 가격도 일반 부동산에 비하여
20~30% 떨어지는게 일반적이다.

풍수에선 물을 돈으로 보기도 한다.

물이 많은 곳이 돈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대로변의 부동산이 비싼 것과 일치한다.

정광영 <한국부동산컨설팅대표>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