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대 <한국제지공업연 회장>

"종이는 문화의 척도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종이생산국으로 발돋움했지만 아직도 1인당
종이소비량은 미국의 60%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만큼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볼수 있습니다"

제지업계에서만 42년을 종사, 유한킴벌리 사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국내
제지업체들의 총본산인 한국제지공업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대씨는
제지산업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낙관한다.

-국내 제지산업의 현주소는.

"해방되던해인 45년에 국내종이생산량은 4만5,000t에 불과했지요.

그러던 것이 65년에 12만t,95년엔 688만t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50년만에 약 150배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또 74년 이전엔 종이수입국이었지만 이후는 종이수출국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2000년엔 1,000만t시대를 맞습니다.

일본과의 생산량격차도 90년의 5대1에서 2000년엔 3대1로 좁혀질
것입니다"

-멀티미디어 등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에도 종이산업은 여전히 성장할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물론입니다.

종이는 수천년동안 문화를 담는 그릇역할을 해왔습니다.

여기엔 종이만이 갖는 편리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멀티미디어가 발달해도 종이는 나름대로의 영역이 있고 더욱 수요는
늘어날 것입니다.

예컨대 중국의 1인당 종이소비량은 20kg, 한국은 150g인데 비해
정보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은 300kg, 일본은 250kg인 것을 봐도 종이와
정보산업은 정비례관계에 있지 결코 반비례관계에 있는게 아닙니다"

-제지분야도 신제품이나 신기술개발의 여지가 많습니까.

"종이라고 다같은게 아닙니다.

예컨대 신문용지만 해도 10년전엔 평방미터당 54g짜리를 썼으나 지금은
46g짜리를 쓰고 있으며 조만간 43g으로 더욱 경량화될 것입니다.

이같은 경량화는 종이의 무게와 부피를 줄여 더욱 많은 지면의 신문발행을
가능케 했습니다.

뿐만아니라 복사용지 프린터용지 팩스용지와 각종 티켓용지 정보분야의
종이등 첨단제품 개발여지가 무궁무진합니다"

-제지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한국 종이산업의 취약점은 원료의 자급기반이 안돼있다는 점입니다.

목재의 생산이 부족하다보니 아직도 펄프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펄프의 안정적인 조달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한솔제지등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해외에 펄프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어 몇년안에 안정적인 조달책이 마련될 것으로 봅니다"

-원료자급을 위해선 고지자급도 중요한 과제인데.

"맞습니다.

고지자급은 원료조달이라는 측면뿐 아니라 자원재활용이라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동안 국내 제지업체들은 국산고지사용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해왔습니다.

최근 4년동안 투자된 금액만도 약 1,300억원에 달합니다.

그결과 50%에도 못미치던 국산고지 사용비율이 70%에 달하고 있지요.

또 그동안 국산고지를 위해 지출한 환경설비등의 투자액보다 국산고지를
사용해 얻은 이익은 2배가 넘어 3,000억원에 달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