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학들이 지역여건이나 대학특성에 맞는 특정학문개발에 적극나서고
있다.

이들 대학들은 한개과로 분류되던 자동차,국학,도시과학,디자인등과
관련된 학문을 통합,단과대학급으로 확대해 전문인력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대학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특정학문을 특화,고급전문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졸업생들의 취업을 촉진시키고 대학의 인지도를 높히기
위한 것이다.

대구의 효성가톨릭대는 금년 1학기에 자동차 공학과,자동차디자인과,생산공
학과,제어기계과등 4개 학과로 구성된 자동차 공학부를 설립했다.

한양대,금호공대,울산대등 일부 대학에 자동차공학과가 설치돼 있지만
이를 학부로까지 확대시킨 것은 효가대가 처음이다.

효가대는 올 연말에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8명의 교수를 신규 채용하는
것을 비롯 앞으로 35명의 교수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중 30%가량은 현대 대우 기아등 국내 자동차 3사의 연구진과 GM,포드등에
서 활약하고 있는 재미교포 전문가들로충원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오는 8월 미국 GM사의 부설연구소인 GMI와 자매결연을
맺어인근 부품업체에 첨단기술을 이전해 주는 다리역할을 맡는 한편
자동차 디자인 스튜디오.자동차 기술연구소등도 설립,산학협동의
중추기관으로 육성한다는 포부이다.

이대학이 자동차공학부를 설립하게 된것은 자동차공학을 발전시킬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경 60 이내에 (주)화신,평화산업,삼립산업과 같은 15개의 대형
자동차 부품업체가 들어서 있고 오는 99년부터는 인근 성서공단에서
삼성의 상용차 생산이 본격화된다.

현대자동차에서 13년 연구경험을 갖고 있는 김호용자동차공학부장은
"어정쩡하게 기존의 종합대학을 따라가다가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자동차분야를 중점 육성하게 됐다"며 "삼성의 자동차사업
진출등으로 앞으로 급증하게 될 인력수요에 대비해 졸업후 현장에서
곧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내실있는 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는 서울시정에 기여하는 인재를 중점 육성하기 위해
내년에 도시과학대학을 신설키로 하고 20일 교육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도시과학대는 현재 법정대나 경상대,공과대등으로 흩어져 있는 도시행정학과
,세무학과,토목공학과,환경공학과등 8개 학과와 지적정보학과,도시사회학과
등 신설 2개과등 총 10개과로 구성된다.

시립대 관계자는 "대학에 도시과학대라는 단과대를 설치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며 서울의 환경,교통,조경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울의 "씽크 탱크"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동대는 유교문화의 중심지에 위치한 대학답게 올 1학기부터 한문
민속 동양철학등 3개과를 통합,국학부를 신설했다.

안동대는 또 전통문화를 조사 교육하기 위한 한국국학진흥원을 내년에
신설키로 하는등 국학특성화 대학으로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함께 동덕여대는 여자대학이라는 특수성을 감안,디자인 분야를
특성화시키기로 했다.

동덕여대는 이를 위해 산업.의상 디자인 학과를 통합,디자인 대학을설립하고
패션의 거리인 서울 청담동의 속칭 "로데오거리"에 7층짜리 건물을
사들여 이곳에서 실습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덕여대는 또 내년 8월 여성학전문 도서관을 개관해 "여성학 메카"로
자리잡게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윤성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