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특약 독점전재]

''외환거래에 세금을 매긴다''

20여년전 미국의 경제학자인 제임스 토빈이 제기한 "토빈세"론이
최근들어 부각되고 있다.

그는 당시 단기성 투기자금의 이동을 억제하고 각국정부가 통화정책에
대한재량권을 강화하기위해 외환거래에 세금을 부과해야한다고 주장했었다.

오래전에 대두된 세론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세계외환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수 있기때문이다.

세계외환시장의 하루 거래규모는 1조2천억달러.

이는 전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와 맞먹는 수치이다.

이처럼 거대한 외환시장에서 최근 몇년간 세계 중앙은행들은 환투기를
막는데 적절하게 대응하지못했다.

지난 92년 유럽단일통화체제의 환율메커니즘이 대두됐을때 그랬고 94년의
멕시코 페소화 폭락사태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같은 사태를 지켜본 정책입안가와 경제학자들사이에서 외환시장의
교란을 막기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외환시장에 조절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높아지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토빈세론이 논쟁거리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제프리 프랑켈미UC버클리대교수를 비롯 미국의 여러경제학자들은
공동집필한 저서 "토빈세:금융불안정 극복"에서 토빈세론에 대한 찬반론을
펼치고 있다.

이책에서 토빈세의 찬성론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외환거래에 세금을부과해서 투기성 단기자본의이동을 억제하면
외환시장이 한층 효율적으로 움직일수 있다.

<>모든 외환거래에 0.1%의 세금을 부과한다면 과세에 따른 거래량감소분을
제하고도 매년 약 1천5백달러의 자금을 조성할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거둬들인 세금은 유엔평화유지군등의 운영자금등 공공명분을 위해
쓰일수 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실행가능하며 경제적인 의미가 있는가.

토빈세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모든 국가들이 이제도를 체택하지않는한외환거래는 비과세지역에 몰리게
될 것이고 금융전문가들은 간접거래에 의한 스와프방식을 고안하는 등
과세를 회피할 묘수를 짜낼 낼것이라고 주장한다.

토빈세 옹호주의자들은 이에 맞서 같은 기술적인 문제들은 <>모든
외환거래내역을 기록,탈세를 방지할수 있으며 <>세금을 충분히 낮게
책정하면 과세를회피하려는 동기를 낮출수 있다고 반박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외환시장에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납득될수 있는가.

또 과세는 바람직한 것인가.

외환시장이 항상 효율적으로 움직이지않는다는 주장은 다음과 같은 3가지
논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투자가들은 외환시장의 현추세가 3개월간은 지속될것이라는 기대속에서
거래한다.

환거래가 이같은 단기전망에 의해 지배될때 투기는 자본의 흐름을
확산시켜 급격한 환율변동을 초래하거나 고정환율제일 경우 현행환율에
커다란 압력을 가하게 된다.

<>환투기꾼들은 정부가 자국의 통화가 불안정할 경우 금리를 변화시켜
환율을 조정하는 방어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환투기꾼들은 환율시장을교란시키려할 것이다.

<>정부는 은행의 파산을 막기위해 불필요한 개입을 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필요이상의 차관을 해외로부터 조달, 부가적인
급격한 자본유입이 초래된다.

토빈이 지적하듯이 매거래당 0.1%의 세금이 부과될 경우 매일 거래되는
단기성 자금의 입장에서 볼때 1년간 48%에 해당하는 과세부담이 생긴다.

그러나 무역거래나 장기투자자본과 같은 거래비용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않을 것이다.

프랑켈교수가 말했듯이 외환시장교란의 주범이 단기성자본이동이며
장기자본이동이 매우 안정적이라면 토빈세는 외환시장을 효율화하는데
기여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토빈세 지지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미싼타 크루즈대의마이클둘리 교수는 환투기자들이 반드시 일일투기를
노리는 부류와 장기적인 이익을 목표로 하는 집단으로 이분화되지는 않으며
대개가 자본시장의 움직임에 남다른 관심과 식견을 가진 거래자들이라고
주장한다.

<>토빈의주장처럼 토빈세로 인해 통화정책 결정에 행사할 수 있는 정부의
재량권이 그렇게 커지지 않을 수도 있다.

<>유럽통화제도의 환율메카니즘(ERM)을 교란시켰던 환투기꾼들은 토빈세가
부과될 경우 조성할 수 있는 자금보다 훨씬더 많은 이득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90년대초와 94년말의 멕시코 페소화위기를 초래했던 투기꾼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토빈세의 찬성론자들도 인정하듯이 통화위기가 항상 투기꾼들에 의해
초래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허술한 통화정책과 같은 정책상의 과실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정리=김지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