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붙이기식 경영"으로 미군수업체 맥도널더글러스(MD)사를
기사회생시켰던 해리C.스톤사이퍼 최고경영자(60)가 최근들어 시련기를
맞았다.

회사가 경영위기에 봉착했던 지난 94년9월, 비맥도널가 출신으로서
첫 최고 경영자로 취임한 스톤사이퍼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리며
승승장구했었다.

지난해 국방부와의 협상에서는 특유의 뚝심으로 142억달러상당의
C17수송기 80대를 수주,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 국방부로부터 15억달러상당의 첨단 위성유도 폭탄 제조권도 따냈고
공군과는 30억달러상당의 미사일시스템개발 계약까지 체결했다.

군수산업에서 이같은 혁혁한 전과를 바탕으로 그는 대대적인 내부개혁도
병행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기존임원 상당수를 해고한 후 우수 외부인사를
과감하게 영입했으며 판매망정비에도 착수했다.

항공기생산라인의 합리화에도 관여, 수주후 납품까지 3년 걸리던
생산기간을 1년8개월로 줄였다.

약 2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한 지난 1.4분기까지만 해도 그는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독선적 경영스타일은 많은 직원들이 불만을 불러왔고
그 강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특히 세인트루이스시의 본사 근로자들은 요즘 대량감원계획에 집단저항,
연일 대자보를 붙여 그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원 6,700명이 지난달 "아웃소싱"중단과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것.

스톤사이퍼는 계약직고용확대 문제를 놓고 노조와 협상해야 할 입장이나
아웃소싱을 통한 경영합리화 방침을 고수, 노사간의 충돌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미연방항공국(FAA)은 지난달 플로리다주에서 추락, 100여명의 사망자를
냈던 벨류젯항공사에 비행금지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내렸다.

사건에 연루된 사고기 DC9기는 MD사 제품이었다.

이 사고로 MD는 명성에 치명상을 입었고 이같은 운항금지조치로 MD가
지난해 벨류젯항공사와 체결한 20억달러상당의 중형기 "MD95"기 수주계약이
백지화될 위기에 처한 것.

MD95기의 유일한 발주처인 벨류젯이 정상화하지 않을 경우 이 기종은
단종될 처지에 놓였다.

민항기사업을 강화한 스톤사이퍼는 자연히 항공부문 임직원들과의
신경전이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무리하게"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한 간부는 항공기생산기간 단축이 설비및 기술투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폭력"으로 이뤄졌다고 비꼴 정도다.

조직개편에 따른 감원을 무기로 근로자를 다그쳐 나온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스톤사이퍼는 사석에서 한 간부에게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자신이 처음엔 직원들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으나 시간이 지나면
그들이 자신의 뜻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개혁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독선적인 것일 경우 거센 저항은 물론 모두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결과가 빚어질수 있다는 것을 맥도널드와 스톤사이퍼의
경우가 잘 보여주고 있다.

< 유재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