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교수로 재직중 지난 3일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구속된 필리핀인
무하마드 간수교수는 북한이 지난 84년 남파한 고정간첩 정수일(62)인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국가안전기획부에 따르면 정은 북한의 지령에 따라 나이도 50세로
속이고 단국대교수라는 합법적인 신분을 획득한 뒤 "총선 정세분석"
"군사장비도입계획" 등 각종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제3국을 통해 북한에
보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안기부측은 "정은 북한에서 출생해 자랐지만 모습이 약간 중동인과
비슷한데다 콧수염을 길러 사람들이 중동 또는 동남아출신이란 그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며 "특히 아랍어와 영어를 구사할 줄 알아 더욱
속아넘어가기 쉬웠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정씨의 10여년에 걸친 고정간첩활동과 신분위장경위, 공작금수령경위 등
사건의 전모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