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호떡 오뎅 핫도그 붕어빵...

항상 변함없이 거리변을 지키는 이 군것질 거리들도 소비자들의 유행과
기호에 따라 흥망성쇠의 과정을 거친다.

빙그레가 신촌 명동 종로 대학로 신천 압구정동 등 젊음이들이 많이 가는
번화가에 수십명의 직원들을 풀어 조사한 "96 상반기 길거리 히트상품"을
보면 현재 먹거리시장의 판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올 상반기 길거리를 휩쓴 최고 히트상품은 단연 반건조오징어.

맥반석이라는 돌위에 그대로 구워낸 반건조오징어는 뽀얀 살결에 질감이
부드러워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랑받고 있다.

재료는 그대로 쓰면서 만드는 방식만을 바꾼 중국호떡은 발상의 전환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기름기를 싫어하는 신세대들을 위해 철판에 깔끔하게 구워주는 중국호떡은
재래식 호떡을 멸종시킬 정도로 골목골목 자리잡고 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따르는 법.

뜨는 상품에 반해 사라지는 상품도 있다.

얄팍하게 구운 밀가루 반죽에 생크림과 과일을 넣어 말아먹는 끄레페의
경우 94년까지도 여자대학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지금은 자취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비슷한 맛의 와플도 마찬가지.

이들 길거리제품은 소비자들의 욕구변화를 바로 반영하기 때문에
대형제조업체들이 신제품개발시 종종 벤치마킹하기도한다.

호떡을 모방한 띵호아, 강냉이를 응용한 뻥이요, 떡볶이맛을 재현해낸
양념떡볶이등도 업계에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제품이다.

< 권수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