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에서 상대선수를 드는 순간 금메달이라는 감이 왔습니다"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48kg급 심권호 (24.주택공사)는 21일 알렉산더 파블로프
(벨로루시)를 연장접전 끝에 이기고 우승이 확정되던 순간을 이같이
회상하고 "국민 여러분의 성원이 없이는 금메달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블로프와는 비공식 경기를 포함해서 2~3번 정도 싸워봤다"는 그는
"그 때 경험으로 상대선수가 드는 기술과 옆굴리기가 상당히 좋다는
인상을 받아 이에 대한대비를 했다"고 말했다.

쿠바의 아미타 산체스가 결승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었다는 그는 "아마
산체스가 올라왔으며 좀더 힘이 들었겠지만 파블로프도 결코 만만치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날 2회전에서 숙적 자파르 굴리에프 (러시아)를 간신히 이겼던 그는
"굴리에프는 워낙 뛰어난 선수인데다 첫 경기였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
면서 "그러나 지난해 세계 선수권에서 굴리에프를 이겨봤기 때문에 자신은
있었다"고 말했다.

심권호는 "이곳 날씨가 워낙 더워 목이 타는데도 체중조절 때문에
물을 먹을 수 없었던 것이 가장 참기 힘겨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동안 방어기술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던 그는 이날 결승전을 포함,
이번대회 4경기에서 파테르를 통해 전혀 점수를 잃지 않는 완벽한
방어기술을 과시했다.

이에 대해 심권호는 "공격보다는 파테르에서의 방어력을 키우는데
훈련을 집중한 게 좋은 결과를 나은 것 같다"면서 "이 모든 것은 두 분
코치님 (방대두.김영남 코치) 덕분"이라고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