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언] '올림픽 메달 결과에 너무 집착 말자' .. 허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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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올림픽 10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애틀랜타 하계 올림픽이 개막됐다.
지난 7월13일 동경에서는 일본 국왕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일본 올림픽대표
선수단 결단식이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고교단장(IOC위원장)은 "이번에 우리는 금메달을 5개는 따야
합니다"라며 일본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번 올림픽에 일본은 올림픽 출전사상 최대규모인 310명의 선수단을 파견
했다.
이번엔 우리나라를 보자.
일본은 인구면에서는 우리의 3배, 국민 1인당 GNP 3.6배, GNP 10배의 규모
이다.
우리나라는 이번에 일본을 능가하는 314명의 선수단을 파견함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스포츠외교에 국력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월 제주도에서 개최된 한일정상회담은 우리측에서 재삼 강력하게
요청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으며, 회담의 목적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월드컵의 성공적개최를 위한 양국간 협력을 다짐하기 위한 것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의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
아니 부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일본정부는 월드컵공동개최를 하나의 민간스포츠행사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정부차원에서 협의할 사안은 아니라고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또한 정부간에 협력방안을 협의한다 하더라도 사안의 경중을 따져 볼때
각종 현안중 제일 후순위의 것으로 일본정부는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일본국민들은 월드컵유치에 큰 관심이 없으며, 공동개최로 결정된 후에는
그나마 관심이 엷어졌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은 금메달 5개획득을 공식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어느 잡지에 실린 스포츠기자방담을 보니, 확실한
금메달은 1개정도이고, 최선의 결과가 나왔을때 5개까지도 가능하다고
하면서, 대규모 선수단규모에 비해서는 올림픽결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는듯 하였다.
일본국민들은 이번 애틀랜타올림픽보다 오히려 지금 일본국내에서 한창
열기를 더해가도 있는 프로야구나 나고야시에서 개최되고 있는 씨름(스모)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비해 우리국민들은 애틀랜타올림픽에 높은 관심과 더불어 금메달을
과연 몇개나 따고 종합순위는 어떻게 되느냐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을 앞서는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는 우리나라는 이번에 금메달 14개,
종합순위 5위입상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일본의 올림픽에 대한 지원상황 및 아마스포츠에 대한 일본
국민의 의식을 한번 짚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먼저 일본에는 우리의 태릉선수촌과 같은 정부지원시설이 없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각경기단체가 독자적으로 시설을 찾아 개별적으로
올림픽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올림픽대표선수로 선발되면 A B C3개 등급으로 선수를 분류하며, A급선수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메달리스트)의 경우 월 30만엔의 경비를 지원
받으며, B급이하는 15만엔이하의 경비를 지원받는다.
A급선수의 경우도 3개월마다 성적을 체크해서 등급을 재조정하고 있을
정도로 까다롭다.
한일간 구매력평가에 의한 화폐가치로 따져 볼때 A급선수인 경우에도
우리돈으로 월 100만원수준을 지원받고 있는 셈이다.
현재 일본도 다른나라의 사례를 본받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에게는
JOC(일본올림픽위원회)에서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금메달 300만엔, 은메달 200만엔, 동메달 100만엔으로 되어 있다.
액수도 미미할 뿐아니라, 정부포상이 아닌 JOC의 포상금이어서 세금을
공제한다고 일부에서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때 스페인의 경우 민간은행이 스폰서를 맡아
자국선수중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는 1억엔을 지급한바 있으며, 우리의
경우에도 상당액의 포상금과 연금이 주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라 할 수
있겠다.
애틀랜타 파견을 위한 예산규모는 3억4천만엔으로 알려져 있다(일본신문
참조).
이것을 제경비를 제외하고 선수 숫자로 나누면 1인당 50만엔 수준이다.
모스크바 올림픽당시의 1인당 7만엔에 비하면 크게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정부의 지원규모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스크바대회의 경우 선수개인이 부담하는 액수도 꽤 있었다고 한다.
국가는 부자이고 국민은 가난하다는 말이 실감나는 부분이다.
우리가 거국적인 노력으로 유치하고, 열광적으로 환영한 월드컵대회나
사상최대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애틀랜타올림픽에 대해 일본국민은 스포츠
이상도 이하도 아닌 스포츠행사로서 냉정하게 - 우리와 비교해 보면 무관심
에 가까울 정도로 -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직시해야 할 것 같다.
이러한 인식의 바탕위에서 일본을 이해하고, 향후 월드컵공동개최에 따른
일본과의 협의에 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허남정 <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이사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3일자).
지난 7월13일 동경에서는 일본 국왕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일본 올림픽대표
선수단 결단식이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고교단장(IOC위원장)은 "이번에 우리는 금메달을 5개는 따야
합니다"라며 일본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번 올림픽에 일본은 올림픽 출전사상 최대규모인 310명의 선수단을 파견
했다.
이번엔 우리나라를 보자.
일본은 인구면에서는 우리의 3배, 국민 1인당 GNP 3.6배, GNP 10배의 규모
이다.
우리나라는 이번에 일본을 능가하는 314명의 선수단을 파견함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스포츠외교에 국력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월 제주도에서 개최된 한일정상회담은 우리측에서 재삼 강력하게
요청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으며, 회담의 목적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월드컵의 성공적개최를 위한 양국간 협력을 다짐하기 위한 것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의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
아니 부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일본정부는 월드컵공동개최를 하나의 민간스포츠행사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정부차원에서 협의할 사안은 아니라고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또한 정부간에 협력방안을 협의한다 하더라도 사안의 경중을 따져 볼때
각종 현안중 제일 후순위의 것으로 일본정부는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일본국민들은 월드컵유치에 큰 관심이 없으며, 공동개최로 결정된 후에는
그나마 관심이 엷어졌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은 금메달 5개획득을 공식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어느 잡지에 실린 스포츠기자방담을 보니, 확실한
금메달은 1개정도이고, 최선의 결과가 나왔을때 5개까지도 가능하다고
하면서, 대규모 선수단규모에 비해서는 올림픽결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는듯 하였다.
일본국민들은 이번 애틀랜타올림픽보다 오히려 지금 일본국내에서 한창
열기를 더해가도 있는 프로야구나 나고야시에서 개최되고 있는 씨름(스모)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비해 우리국민들은 애틀랜타올림픽에 높은 관심과 더불어 금메달을
과연 몇개나 따고 종합순위는 어떻게 되느냐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을 앞서는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는 우리나라는 이번에 금메달 14개,
종합순위 5위입상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일본의 올림픽에 대한 지원상황 및 아마스포츠에 대한 일본
국민의 의식을 한번 짚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먼저 일본에는 우리의 태릉선수촌과 같은 정부지원시설이 없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각경기단체가 독자적으로 시설을 찾아 개별적으로
올림픽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올림픽대표선수로 선발되면 A B C3개 등급으로 선수를 분류하며, A급선수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메달리스트)의 경우 월 30만엔의 경비를 지원
받으며, B급이하는 15만엔이하의 경비를 지원받는다.
A급선수의 경우도 3개월마다 성적을 체크해서 등급을 재조정하고 있을
정도로 까다롭다.
한일간 구매력평가에 의한 화폐가치로 따져 볼때 A급선수인 경우에도
우리돈으로 월 100만원수준을 지원받고 있는 셈이다.
현재 일본도 다른나라의 사례를 본받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에게는
JOC(일본올림픽위원회)에서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금메달 300만엔, 은메달 200만엔, 동메달 100만엔으로 되어 있다.
액수도 미미할 뿐아니라, 정부포상이 아닌 JOC의 포상금이어서 세금을
공제한다고 일부에서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때 스페인의 경우 민간은행이 스폰서를 맡아
자국선수중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는 1억엔을 지급한바 있으며, 우리의
경우에도 상당액의 포상금과 연금이 주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라 할 수
있겠다.
애틀랜타 파견을 위한 예산규모는 3억4천만엔으로 알려져 있다(일본신문
참조).
이것을 제경비를 제외하고 선수 숫자로 나누면 1인당 50만엔 수준이다.
모스크바 올림픽당시의 1인당 7만엔에 비하면 크게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정부의 지원규모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스크바대회의 경우 선수개인이 부담하는 액수도 꽤 있었다고 한다.
국가는 부자이고 국민은 가난하다는 말이 실감나는 부분이다.
우리가 거국적인 노력으로 유치하고, 열광적으로 환영한 월드컵대회나
사상최대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애틀랜타올림픽에 대해 일본국민은 스포츠
이상도 이하도 아닌 스포츠행사로서 냉정하게 - 우리와 비교해 보면 무관심
에 가까울 정도로 -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직시해야 할 것 같다.
이러한 인식의 바탕위에서 일본을 이해하고, 향후 월드컵공동개최에 따른
일본과의 협의에 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허남정 <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이사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