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공식 방문중인 모트라마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총리는 파키스탄이
100% 외국인 지분을 허용하는 서남아지역의 유일한 나라이며 또한 투자사전
허가제철폐, 과실송금자유, 투자업종 전면개방 등 과히 개혁적인 외국인
투자정책을 펴고 있다고 소개했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파키스탄투자청이 공동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부토 총리는 "지금까지 외채에 의존한 경제개발에 한계를 느껴 최근 외국인의
직접투자유치쪽으로 정책방향을 선회했으며 외국인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세금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 제도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 한예로 97년6월말까지 식품가공 및 완구제조 부문 외국인 투자는
5년간 소득세를 면제해주고 있으며 또한 외국인에 대한 소득세도
최근에 30%에서 20%로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부토총리는 이러한 노력덕분에 파키스탄내 외국인 투자금액이 지난
89년 5억7천만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작년에 30억달러로 대폭 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93년 2.3%에서 올해 6.6%로 전망되며
재정적자규모도 작년 GNP의 8%에서 올해 5%, 내년 4%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토총리는 지나친 정부규제와 높은 투자장벽으로 저성장에서 허덕이던
파키스탄 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파키스탄정부의 경제개혁
노력에 깊은 신뢰를 갖고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관이
에너지 개발프로그램을 위한 대파키스탄 차관을 늘리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의 관심이 동아시아와 유럽에 치우친데 아쉬움을 표명한 부토 총리는
"영국이 유럽의 관문이라면 우리나라는 중동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역할을 톡톡히 해 낼것"이라며 파키스탄의 지리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직 구매력이 낮아 실질 판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파키스탄은
1억2천만명의 내수 시장외에도 인접 중동국가 및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CIS회교국 등 약 3억인구의 잠재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지리적 강점외에도 한달평균 1백달러정도의 싼 임금으로
항시 고용가능한 3천6백만명에 달하는 풍부한 노동력과 면화 가죽 등
손쉬운 원부자재구입도 파키스탄을 매력적인 투자지로 만드는 주요 요인중의
하나라고 부토 총리는 강조했다.

투자유망분야와 관련, 부토 총리는 "항만 철도 도로건설 통신망확장 등
경제개발에 필수적인 사회간접자본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토 총리는 또한 비료산업을 포함한 화학 플라스틱 시멘트 농수산물
가공쪽에도 한국기업이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68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한국과의 경제협력은 북한과의 관계, 국내정치
불안 등으로 80년대까지는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으나 93년 10월 출범한
부토정부의 과감한 경제개혁정책 덕분에 최근들어 빠른 속도로 증가,
작년 양국간 교역량은 6억2천5백만달러규모에 이르렀다.

특히 자동차공장 석유화학분야(현대그룹) 도로건설(대우) 등에서
한국기업의 진출이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 김수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