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이 신흥투자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47년 인도로부터 독립한 이래 오랜 침잠에 파묻힌 이래 파키스탄은
베나지르 부토총리의 개혁정책으로 성장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부토 집권이후 빠른 성장세, 인구 1억3천만명의 세계 13위인 거대시장,
풍부한 가스와 석유매장량, 이슬람경제권의 관문이란 지정학적요건 등
무한한 잠재성에다 투자우호적인 환경까지 조성, 남아시아의 투자유력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

파키스탄의 GDP성장율은 지난 94년 3.9%에서 지난해엔 4.7%로 상승,
성장일로에 섰다.

외환보유고는 93년 3억달러에서 지난달말 현재 20억달러로 불어났다.

아직 농업중심의 경제구조이지만 제조업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 95회계연도
(94년7월부터 95년6월까지)중 18%에 이르렀다.

이같은 경제도약은 지난93년 취임한 부토총리가 경제제일주의를 표방하고
성장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결과다.

부토정부는 특히 경제를 일구는데 필요한 자본조달을 기존의 외채의존방식
에서 탈피,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우선 외국인에 대한 소득세를 30%에서 20%로 인하했고 변동
환율제를 도입, 외환통제를 완화했다.

또 외국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때 정부승인없이 거의 전업종에 걸쳐 지분을
1백%까지 소유토록 조치했다.

남아시아국가중 가장 과감한 투자유치정책인 셈이다.

그리고 외자유입의 최대 걸림돌이던 과실송금과 투자원금송금에 대한
규제마저 철폐했다.

지난해엔 "외국인투자촉진정책"을 도입, 오는 97년6월까지 식품가공 및
완구제조부문투자에 대해 소득세를 면제하고 플랜트 등 인프라 투자자에겐
세율을 인하하는 등 부문별 투자우대책도 도입했다.

파키스탄정부는 이로써 유입되는 외자를 제8차경제개발계획(93-98년)의
중점사업인 수자원개발 교통 통신 발전프로젝트 등 인프라구축에 투입하고
있다.

공기업의 민영화도 부토정부의 주요개혁정책의 일환이다.

산업합리화라는 목적도 있으나 외채상환부담을 한시바삐 덜기 위해서다.

민영화대상업종은 철도 항만 등 간접자본을 포함,에너지 정보통신 등
대부분의 업종을 망라하며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문호를 열고
있다.

현재까지 3개 은행, 8개 시멘트공장, 1개 국영통신회사 등이 민영화를
완료됐거나 진행중이다.

민영화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지금까지 약 10억달러에 달하며 연말까지
20억달러선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부목표다.

파키스탄의 지정학적 위치는 외국투자자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또 다른
요인.

인접국 이란 및 터키등과 공동설립한 경제협력기구(ECO)가 이슬람공동시장
을 지향하고 있어 이슬람경제권 진출의 교두보구실을 할 것이란 점이다.

더욱이 중국 중앙아시아 및 중동국가 진출에도 용이한 위치를 이용,
파키스탄은 이 지역의 정치경제 중심지로 자임하고 있는 것.

그러나 문제는 있다.

부토총리의 민주화와 경제개혁에도 불구, 정정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보수반대세력의 도전,인도와의 종교 및 영토분쟁 지속, 극도로 불안한
국내치안 등 장벽은 높다.

재정과 무역 등 쌍둥이 적자가 버티고 있으며 물가앙등도 경제에 주름살을
주는 요인이다.

문맹률도 70% 이상으로 고급인력확보에 어려움이 크다.

특히 관료들의 부패는 투자에 큰 장애다.

때문에 한국의 대파키스탄투자는 주변국인 인도 방글라데시에 비해 저조
했다.

93-94연도중 투자규모가 9천3백만달러였으나 94-95년 4천1백만달러로
축소된 것.

그러나 최근들어 한국과 파키스탄의 관계는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

세계화물결속에 한국기업의 활발한 해외투자 동향에 고속성장세를 구가하는
파키스탄이 손짓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