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은 기하학적인 게임이다.

이론적으로는 헤드핀 (1번 핀)과 그 우측 핀 (3번 핀)을 볼로 동시에
맞추게 되면 삼각형 구도로 배치된 10개의 핀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모두
쓰러지게 되어 있다.

예정된 코스에 볼이 닿으면서 핀들이 무너지는 것을 시각과 청각으로
함께 느끼는 스트라이크의 쾌감이 온갖 스트레스가 순간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볼링의 매력은 오히려 그러한 기하학적 계산을 무색케 하는
의외성에 있는 것 같다.

이론에도 불구하고 헤드 핀을 얇게, 또는 두텁게 맞추더라도 소위
예측못할 핀엑션에 의하여 스트라이크가 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입문한지 두어달 뿐이 안되는 초심자가 기록하는 200대의 높은
점수가 볼링에서 발을 떼지 못하게 하는 요인인 것 같다.

취미로서 볼링의 또 다른 장점은 혼자서도 즐길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스트라익을 치고 손바닥을 마주치며 축하해 주는 볼링의식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역시 함께 즐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우리 볼링회"는 총무처 직원들로 구성된 볼링동호인 모임으로
5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참여도와 회원간의 유대는 부처내의
어느 동호인모임보다 높다.

필자를 포함하여 30여명의 총무처 직원으로 구성된 "한우리 볼링회"는
한달에 두번 광화문 종합청사 부근의 세종볼링장에서 3~4인으로 조를
편성하여 친선게임을 하는데 회장인 이성열 공보관이 종종 우승상품을
희사하여 회원들의 실력향상을 독려하고 있다.

간부들중에는 김기옥 능률국장, 조윤명 장관비서관, 김용래 윤리담당관,
김국현 조직1과장 등이 매번 빠지지 않은 멤버 들이다.

94년 부터 시작된 정부부처 대항 볼링대회에서 번번히 예선탈락의
쓴 맛을 보아왔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수상군에 들겠다는 의지는 대단하다.

회원중 의사과 김병만씨와 장관실 조윤희씨는 평균점수가 170~180으로
향상되어 내년대회의 전망을 한층 밝게 해 준다.

볼링 모임이 끝나고 저녁식사와 함께 한잔술을 곁들이며 우의를 다지고
평소 다른 실.국.과에서 서로 이해할 수 없었던 많은 부분들을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하여 공감할 기회를 갖는 것도 "한우리 볼링회"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