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윤씨(28).

여성전문 케이블채널 GTV(채널35)의 새내기PD다.

대학(성심여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방송과 영상이 좋아 프로듀서로
입문했다.

GTV의 근무기간은 2년.

현재 쇼프로그램인 "비디오! 세상만사"를 진행하고 있다.

PD가 된 뒤 주위의 부러운 시선과는 달리 그의 자유시간은 거의 사라졌다.

친구를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개인생활 자체가 거의 없어졌다.

제시간에 퇴근을 하지 못하는 것도 다반사.

그런데도 일이 즐겁고 방송이 좋다는 이유로 프로그램제작에 매달리고
있다.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면 촬영기사를 비롯 조명 음향등 스태프진이 모두
남자고 여자는 혼자일 때가 대부분이죠. 그때마다 과연 내가 여자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외로울 때도 많아요"

그의 포부는 대규모 쇼의 총연출자로 서고 싶은 것.

영화도 만들고 싶다.

그렇지만 당장은 맡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모든 열정을 쏟고 있다.

방송가에는 송씨와 같은 여성인력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여성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분야중의 하나가 방송부문인 셈.

프로듀서와 아나운서 기자직은 물론 최근 들어서는 무대기술 카메라등
기술직에도 여성들의 참여가 급증하고 있다.

96년 3월 현재 방송에 종사하는 여성의 수는 2,803명.

지난해의 2,171명에 비해 672명이 늘어나 전체의 14.3%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블TV와 부산방송등 4개지역 민영방송사의 신설에 힘입었다.

특히 케이블TV쪽에 전체의 20.6%인 1,141명이 진출, 이 부문의 수요가
여성들의 방송계 진출의 청신호임을 입증했다.

공중파방송 3사중에는 KBS가 671명으로 가장 많다.

직종별로 보면 연출 카메라 편집등 제작직이 203명으로 가장 많고 방송
편성직 171명, 기자 79명, 조명 음향 컴퓨터그래픽등 기술직이 43명등으로
나타나 있다.

다른 부문과 달리 방송은 인간의 고유능력, 즉 사상이나 정서 상상력
창의력등을 기본으로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일이다.

따라서 방송은 보다 풍부한 감수성과 섬세함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고
이같은 특성상 여성에게 유리한 면이 적지 않다.

방송부문에 진출하려면 각 방송사가 매년 실시하는 신입사원 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기자나 PD 아나운서등의 신규채용은 국어 영어 상식등의 필기시험과 음성
테스트, 면접등으로 이뤄지며 전공 제한은 없다.

일단 입사하면 방송사 특유의 도제식교육에 의해 방송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드라마프로듀서는 최소한 5년, 교양제작 프로듀서는 최소한 3년, 기술직도
최소한 2년정도는 고된 연마기간을 거쳐야 한다.

방송부문이 인기직종으로 부상하고 수요도 늘어나면서 방송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도 생겨났다.

서강대에서는 6개월 방송아카데미를 운영, 4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 과정에서는 방송경영관리 영상평론 방송저널리스트 구성작가 드라마작가
번역작가 아나운서 방송제작기술 특수영상등 총 10개부문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방송종사자의 초봉은 방송사와 직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 2,000만~
2,5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