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는 기획에서부터 제작 편집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램의 전부를
책임져야 하므로 밤낮을 가릴 겨를이 없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더욱 그렇습니다. 바쁘고 힘들지만 보람도 큽니다"

KBS의 인기프로그램 "삶의 현장체험"을 맡고 있는 이은미프로듀서(39.
KBSTV2국)는 방송의 경우 남성과 똑같이 활약할 수 있고 기회나 승진면
에서도 별다른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참여가 보다 기대되는
분야라고 설명한다.

이은미씨의 경력은 14년.

그동안 "사랑방중계" "연예가중계" "오늘"등 주로 생방송프로그램을 맡아
왔다.

"삶의 체험현장"은 그가 아이디어를 내 만든 기획프로그램.

유명인사들을 초청, 노동현장에서 일하게 함으로써 땀의 의미와 소중함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이다.

"탄광에서 촬영하면서 300m나 깊은 갱에 들어가고 부두 하역작업 장면을
만드느라 직접 일을 하는등 온갖 어려움을 다 겪었습니다. 촬영뒤 3일간
일어나지 못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나 험한 작업을 끝낸 뒤 출연자와 제작진 모두가 힘들고 정직한 삶의
현장을 체험하고 뿌듯함을 느낄 때면 모든 피로가 가신다고 전한다.

"방송인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것을 찾으려 하면 안돼요. 남성도 그렇지만
여성의 경우 가정생활을 우선시하면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그대신 방송을 내보내면서 느끼는 기쁨은 어떤 직업에서도 느끼기 힘들
것이라고.

그는 쉬는 시간에도 TV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고 말한다.

"방송에 종사하려면 우선 성격이 낙천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획과
창조력도 필요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즐겨야 하거든요.
무엇보다 방송에 대한 열정이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PD는 감각적이고 섬세하다는 면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세한 만큼
앞으로 여성방송인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바람은 현장에서 휴먼다큐멘터리 제작을 계속하는 것.

81년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뒤 KBS에 입사, TV교양국과 편성국
등에 근무했다.

딸 둘의 어머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