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함께 올림픽을 이용한 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
열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올림픽이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 스포츠이벤트인 점을 고려,
장차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대외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그룹은 애틀란타올림픽 기간중 국내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3백평
규모의 삼성엑스포관을 설치, 세계를 대상으로 한 그룹이미지홍보에 나서고
있다.

7-9월 두달간 운영될 삼성관에서는 "세계로 향하는 관문"이라는 주제하에
삼성의 앞서가는 기술력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팽이돌리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와 각종 게임코너를 마련, 친근한 기업이미지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은 미국의 이동통신사업체인 벨사우스사와 올림픽 현지에서도
국내의 휴대폰 1천여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

올림픽기간중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자신의 휴대폰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다.

또 선수단에게 국내의 보낸 무선호출을 받을 수 있는 삐삐 5백대를 지급
했는가 하면 문자삐삐 및 이동전화(700-3000)을 이용하면 국가별 메달순위와
우리선수단의 승전보 등 올림픽 속보를 빠르게 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 011, 코리아 화이팅"이라고 씌여진 티셔츠 5만장을
현지 교민들과 응원단에게 배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티셔츠를 입은 교민과 외국인의 모습이 TV와 사진기에 잡힘으로써 간접적
으로 회사가 홍보되는 매복마케팅 효과까지 얻고 있다.

한국이동통신 장순일과장은 "올림픽보다는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PC통신은 리얼타임으로 전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신회사로서의
특성을 활용, 올림픽소식을 빠르게 전하는 코너를 "하이텔"에 마련했다.

이회사는 특히 우리선수가 금메달을 딸 경우 하이텔가입자와 곧바로 채팅
(PC통신망을 통해 문자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주선하는 기민성을 보이기도
했다.

공식 스폰서는 아니지만 주류업체들도 올림픽을 이용한 스포츠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OB맥주는 미국의 제휴회사인 안호이저부시사의 "버드와이저"가 올림픽
공식 후원맥주인 점을 이용, 신문광고의 크로스워드 퍼즐게임을 통해
아반떼승용차 손목시계 등을 주는 판촉행사를 벌였다.

최근에는 OB라거가 미국양조협회에서 주최하는 월드비어컵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것을 기념, "애틀란타 올림픽 금메달기원 퀴즈대잔치"를
벌이고 있다.

조선맥주는 올림픽기간중 손부채와 햇빛을 막아주는 선캡을 10만개씩
제작, 각 경기장을 찾는 현지교민에게 배포하고 있다.

또 다음달 4일까지 매일 2-4시 롯데백화점에서 생맥주무료시음회를 여는
등 국내외에서 홍보전을 병행하고 있다.

올림픽을 소재로 한 광고도 늘어나고 있다.

아남전자는 "첨단 브라운관이 생생한 올림픽의 감동을 만든다"는 광고와
함께 자사제품중 올림픽 기념모델을 선정, 최고 20%까지 할인해 주는 한정
판매행사를 벌이고 있다.

코카콜라는 올림픽의 역사를 담은 CF를, 스포츠용품업체인 제우교역은
자사제품인 아디다스를 신고 금메달을 획득한 육상선수들을 모델로 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올림픽 공식 후원사라는 타이틀을 쓸수 있는 로컬스폰서
업체들의 스포츠마케팅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모습이다.

광고나 제품포장 등에 올림픽 마스코트와 공식 후원사임을 알리는 문안을
게재하는 것 외엔 특별한 판촉이벤트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로컬스폰서십을 획득한 업체는 삼성물산 삼성전자 제일모직 호텔신라
예스원(구 세콤) 등 삼성그룹계열 5개사와 조선무약 금강제화 에이스침대
코리아나화장품 신세계백화점 국민은행 등 모두 11개사이다.

금강제화의 황규명 대리는 "86년 서울아시안게임부터 주요 스포츠행사
에는 모두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며 "초기에는 할인판매 등 각종 판촉
행사를 벌였으나 요란스러운 마케팅활동이 공식후원사라는 품위를 떨어
뜨린다는 판단하에 최근엔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