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정의 주방위생상태가 전반적으로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이달초 서울시내 319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방위생상태가 20점만점에 10점이하로 "하"정도로
평가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FDA(미식품의약국)가 개발한 가정주방위생관리측정법을 이용한
이 조사결과 319가구의 83.4%가 "하"이며 "상"은 단 한 가구도 없는것으로
조사됐다.

총 10개항목에 걸친 이 조사에서 조사대상주부의 63%가 1,2주에
한 번은 청소해야할 냉장고를 1개월~1년에 한 번 청소한다고 응답했다.

또 먹고남은 음식을 상온에 두면 세균이 증식, 즉시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데 "실온에 방치한 후 다시 먹거나 장시간 방치후 냉장고에 넣는"경우가
82%에 달했다.

칼, 도마의 경우 생닭이나 생선, 쇠고기조리에 사용하고도 그냥 그대로
사용하거나 수도물에 헹구는 정도가 절반정도였고 도마는 살균력이
없는 일반세제나 물로만 씻고 건조하는 경우가 82%에 이르렀다.

행주는 세제세탁후 열탕소독, 건조해야 하는데 62%가 물세탁이나
세제세탁만 한다고 응답했다.

또 냉동육류도 전자렌지 등으로 단시간에 녹이거나 냉장실에서 녹여야
표면의 세균증식이 억제되는데 절반정도는 미지근한 물에 담그거나
실온에 녹인다고 밝혔다.

젖은손은 세균오염이 우려되는 행주나 앞치마로 닦기보다는 키친타올 등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89%가 행주나 면수건, 앞치마로 닦는다고
응답했다.

이밖에 세균증식의 온상이 되는 싱크대배수구망은 66.5%가 어쩌다
한 번 청소하며 58%의 가정에 바퀴벌레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를 시행한 소비자보호원관계자는 조사결과 식중독경험가구 가운데
식중독발생장소도 가정내가 12명으로 대중음식점 11명보다 더 많았다고
지적하면서 주방관리인식과 행태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