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인한 고질적인 주택난해소를 위해 집단주거방식인 아파트가
지어지기 시작했다.
초창기는 5층정도였으나 70년대 말에는 15층, 80년 중반에는 20층이
넘더니 지금은 3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좋은 집"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날의 아파트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좁은 공간의 최대 효용을 위해 방위라든지 지형 등은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다.
오로지 건축법상 최대한도의 용적률을 취할 뿐으로 극히 상업적인
이윤만이 공동주택건축의 목표가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집의 형태와 방향 위치 내부구조를 중시해 왔다.
풍수에서도 "양택삼요결(대문 안방 부엌)" 배치를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형 위치 지세 방위 주변환경에 따라 인간이 좋거나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층아파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땅의 기운인 지자기가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자석이다.
나침반이 항상 남과 북을 가리키는 것은 지자기의 영향이다.
이런 지자기는 풍수에서는 땅의 기운으로 설명된다.
지표상의 지기는 대개 0.5가우스( gauss )가량 발생한다.
그러나 지상에서 4층정도의 높이에서는 0.25가우스로 떨어진다.
더 높이 올라갈수록 더 많이 떨어지게 된다.
지자기는 지구의 극점으로 갈수록 강해져 남극은 46가우스의 자장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기는 이미 부분적으로 질병치료에 활용되기도 한다.
결국 높은 층에서 살수록 지기를 적게 받게 되어 지자기 결핍현상이
성인병의 증가와 아이들의 정서불안 등 다양한 형태의 질환으로 나타난다.
일본에서 아파트 거주자의 자연분만율을 층수별로 통계를 낸 적이 있다.
5층이하의 거주자는 70%, 10층이하는 50%, 그 이상은 40%정도로 층수가
높을 수록 자연분만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아파트의 로열층은 1~3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은 만들어 낼 수 있다.
아파트생활이 불가피하다면 내부구조를 화학적인 소재보다 나무나 흙 등
자연소재를 많이 사용하면 공동주택의 단점을 상당부분 보충할 수 있다.
또 주거기능을 갖는 건축물은 상업용 건축물과 엄연한 구별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업용 건축물은 고층이라도 인체의 원기가 충만한 주간에
활동하는 공간이라 지자기 등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그러나 주거기능의 건축물은 주간에 사용한 인체의 생기를 충전하는
야간에 주로 거주하는 공간이기에 지자기 등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주택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원활히 연결하는 매개체 역활을 해야 한다.
이러한 상호관계를 중시하는 것이 풍수적 양택론이다.
인간은 자연에 보다 가까운 곳에서 땅을 밟고 살아야 하는 존재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컨설팅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