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이 움직이는 본격적인 휴가철.

그러나 세계화를 추구하는 젊은 신세대 직장인들에겐 휴가철은 또 하나의
기회라는 의미를 갖는다.

"Let''s go out of Korea".

최근 세계를 배우기 위해 출국하는 신세대직장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중에는 개인적인 문화적 소양을 넓히겠다는 "르네상스파"도 있고
어학실력을 키운다는 "실속파"도 있다.

외국에 대한 환상을 갖고 무턱대고 떠나는 "낭만파"들도 다수.

그러나 일부에서는 "외국을 알기엔 휴가가 너무 짧다"며 회사에 사표를
던지는 "과격파"도 있다.

장선용씨(27)는 "르네상스파"의 대표적 케이스.

그는 내달 중순부터 아마존여행을 떠난다.

현재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는 그는 아마존여행이 짜릿한 스릴과 함께
남미사회를 이해하는데 좋은 기회를 줄거라고 믿고 있다.

그는 대학시절 "김삿갓방랑기념 전국순례대회"를 주최, 두달간의
무전여행도 강행한 별종.

여행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얻는게 젊은이로서는 가장 중요한게 아니냐는게
장선용씨의 생각이다.

그러나 김정원씨(26)의 생각은 다르다.

다양한 지식도 좋지만 급한 불부터 꺼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입사한지 3년차로 이제 막 새내기딱지를 뗀 상태다.

그러나 근무중 어쩌다 만나는 외국인들 때문에 항상 곤란을 겪고 있다.

어눌한 어학실력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휴가기간을 이용, 어학공부를 할 요량으로 체력단련휴가와
월차 휴가기간을 포함한 총 13일간의 휴가를 마련해 놓았다.

김씨는 이달 말부터 시애틀로 동료 2명과 함께 어학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실속파"다운 휴가보내기다.

회사에서 신세대답지 않게 "왕준비"씨로 소문난 안성진씨(27)는 휴가기간
동안 유럽으로 캠핑여행을 떠난다.

유럽여행을 통해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유럽의 고풍스럽고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서다.

확실한 준비를 통해 여행을 여유롭게 즐기려는 안성진씨는 "낭만파"다.

그러나 지외엔 여름휴가가 너무 짧다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외국행을 택하고 있다.

외국생활을 통해 직장에서 원하는 국제적인 감각도 키우고 개인적인
경험도 얻자는게 이들의 꿍꿍이속.

일부에서는 다소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이들은 "어차피 하나는
포기해야 된다"며 "과격파"다운 결단을 보이고 있다.

어찌됐건 신세대 직장인들의 해외 출국이 잇따르자 업계에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기획하고 있다.

D상사는 휴가기간이 끝나도 직원연수를 계속할 예정이다.

연수후 직원들의 사고방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폭이 넓어졌다는
나름대로의 평가때문이다.

신세대층을 포용하면서도 나름대로의 실속을 챙기자느게 업계의 계산이다.

그러나 정태준씨(28)는 "굳이 외국에 나가야 할 필요가 있느냐"며 이의를
제기한다.

그는 휴가를 국내에서 알뜰하게 챙기는 일명 "국내파".

휴가때면 동료들과 함께 휴양지를 돌고 있다.

"해외도 좋지만 부담을 가지면서 갈 필요 있나요?

국내지만 편안한 휴가도 즐기고 일에 대한 노하우도 얻는 실속휴가가
최고"라며 정씨는 오히려 해외여행파들을 비웃는다.

"변화와 새로움이 삶의 방식"인 신세대들의 휴가나기 백태다.

<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