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람컴퓨터의 황태욱사장(29).

그는 여느 소프트웨어업체 사장처럼 젊다.

그러나 국내 통신소프트웨어 업계를 선도해온 그의 경력은 그리 짧지
않다.

통신소프트웨어의 대명사인 "이야기"의 개발자가 바로 그다.

이야기는 범용통신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하이텔 천리안등 모든
온라인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어 PC통신 저변 확대에 큰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황사장이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은 때는 경북대 전자공학과 3학년이던
지난89년말.

중학교시절부터 컴퓨터로 틈틈히 프로그램을 작성한게 도움이 됐다고
한다.

"당시에는 변변한 통신소프트웨어 하나 없었어요.

공개용으로 나온 국산이있긴 했지만 외제에 비해 기능이 떨어졌고
외제도 한글처리능력이 부족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함께 써야 해 불편이
컸습니다"

그는 전화를 쓰듯이 PC통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에 통신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고 들려줬다.

학교 1년 후배였던 이영상상무가 동참했다.

자취를 하던 황사장은 선배가 운영하던 컴퓨터점포와 이상무 집을
오가며 이야기를 개발했다.

지난 90년 3.0버전이 나오면서부터는 통신인구의 절반이상이 이야기를
쓰는등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3.0버전에서는 모뎀 지식이 없어도 PC통신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자동전화걸기와 이전화면을 다시 보는 기능등이 추가돼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이들 기능은 다른 통신소프웨어에 표준처럼 채택됐다.

"통신소프트웨어에 통신접속뿐아니라 그림보기기능을 넣는등 기능을
복합화하면서 재원과 인력이 더 필요했습니다"

황사장은 제대로된 소프트웨어를 만들려면 회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92년 지금의 회사를 차렸다.

이야기는 지난해말 7.0버전이 나올만큼 끊임없이 기능이 개선됐다.

내달초에는 첫 윈도용으로 7.3이 나온다.

인터넷과 PC통신을 자유자재로 드나들수 있는 기능을 갖춘게 특징이다.

황사장은 앞으로 이야기에 화상통신 개인정보관리 팩스 전화음성정보
기능까지 넣어 통합형 통신소프트웨어의 영역을 개척해 나갈 생각이다.

"내년부터는 특화된 PC통신도 할 계획입니다"

지난 94년 컴퓨터서적 출판사 하늘소를 세운 황사장은 인류가 컴퓨터의
혜택을 누릴 수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당찬 포부를 보였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