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안에는 암도 유발할수 있는 203종의 세균이 들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다수가 이용하는 공중전화 사무실 전화기등은 자칫 질병감염의
매개체가 될수도 있다.

때문에 송화구 표면에 항균패드를 부착하는 경우를 가끔 볼수 있다.

폰케이인터내셔널의 황연숙사장은 단순 스티커처럼 보이는 항균패드를
개발해 특허를 얻고 제조업에도 뛰어든 아이디어 우먼이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통통튀는 히트상품 기획가로 변신한 맹렬여성이다.

황사장의 항균패드개발은 아이의 귓병에서 힌트를 얻어 시작됐다.

막 걷기 시작하던 아들이 전화기를 장난감처럼 갖고 놀다 중이염을 앓았다.

마침 TV프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통해 귓병의 원인이 전화기에도
있음을 알았다.

"전화기를 통해 세균이 옮는다면 방균막을 대면 되지 않을까"

그는 여느사람과 달리 생각에 그치지 않고 행동에 옮겼다.

화학을 전공한 친구에게 자문해 가능성을 얻자 대일밴드로 유명한
대일화학을 찾아 항균패드를 일회용 밴드처럼 만들수 있음을 확인했다.

대일화학연구소의 도움으로 만들어 보았으나 실패했다.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면 밴드 접착제가 끈적끈적하게 흘러내렸다.

송화부분의 구멍과 밴드의 구멍이 일치하지 않으면 구멍이 막혀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았다.

그는 86년 특허등록까지 했지만 상품화하지 못한채 미국 이민을 갔는데
그곳에서 발명가가 되는 계기를 맞는다.

자동차 유리에 접착시키는 햇빛 가리개를 개발해 거부가 된 유태인발명가를
우연히 알게 됐고 포기하지 말라는 그의 조언이 황사장의 운명을 바꿔 놓은
것.

이내 귀국한 그는 방직협회등 도움이 될만한 곳을 두드렸고 마침내
그에게도 문이 열렸다.

섬유의 기공이 일정해 통기성이 우수하고 침등 오염물질은 차단시키나
소리의 전달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 신소재가 개발된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폰케이의 히트상품인 바이오텔패드이다.

항균처리된 이 패드를 송화구에 붙이면 2개월정도 상쾌한 향기를 맡으며
사용할수 있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회사로고 광고문안등을 넣을수 있어 기업체 사은품
판촉홍보물로 대량 판매되고 있다.

서울 봉천동 및 오류동공장을 풀가동하며 물량을 대고 있다.

이제품은 90년 독일 뮌헨전시회에서 아이디어동상, 지난해 미국 LA
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한데 힘입어 미국 일본 필리핀등지로도 수출되고
있다.

자동차 신발등에 붙이는 소취.방향제등 몇몇 아이템도 특허출원중이다.

황사장은 "발명은 생활에서 나오기에 주부가 적극 해볼만한 일"이라며
무언가 찾아내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문병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