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2억원과 3억원의 창업자금이 각각 있다 치자.

이중 어느 돈이 더 나을까.

상식적으로 돈은 역시 많고 볼일이 아닌가.

따라서 3억원이 낫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창업자로서 이런 단순한 판단은 금물이다.

돈에는 질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돈이든 질을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

좋은 돈을 선택하는 기준은 2가지다.

첫째 쓸 수 있는 기간이다.

기간이 길수록 좋다.

창업자금으로서는 1년간 쓸 수 있는 3억원보다는 3년간쓸수 있는 2억원이
훨씬 낫다는 얘기다.

창업을 해서 손익분기점까지 끌어올리려면 상당기간이 필요해서다.

둘째는 금리이다.

이자는 조금이라도 낮은걸 선택해야 한다.

우리나라사람들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 금리문제를 곧잘 간과한다.

대출이 복잡하다는 등을 이유로 고금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위험한 판단이다.

금리란 처음엔 별것 아닌듯 보이지만 나중엔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사업
을 망친다.

또 "자기자금은 이자가 없지 않나"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자기자금도 이자가 있는거나 마찬가지다.

투자한 돈으로 적정이익을 뽑아낼려면 적정금리를 책정해야만 자금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자금관리란 자금조달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돈은 물과 같아서 작은 구멍만 있어도 쉽게 빠져 나간다.

정신차려 관리하지 않으면 금새 새나간다.

J은행에 다니던 박장연씨(39)는 퇴직금과 저축한 돈 2억원으로 안산에
컴퓨터판매점을 하나 내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점포를 얻고 물건을 들여 놓을려니 4억원이 필요했다.

그는 모자라는 돈 2억원을 월 2%로 처가및 친구로부터 빌렸다.

점포를 내기 위해선 2억원을 더 조달하는게 급선무였다.

그는 처음엔 느끼지 못했지만 임대료부담으로 힘겨운데다 2년째 되면서
금리부담이 어깨를 짓눌러 왔다.

여기에다 안산에 세진컴퓨터지역점이 들어오는 바람에 수요자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그는 컴퓨터상을 처분하고 대구로 내려가 한약재거래를 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장부상엔 본전에 가까웠으나 막상처분을 해보니 2년만에
완전히 빈털털이가 되어 있었다.

그는 장부관리를 하면서 금리는 계산했으나 구입해 놓은 전시용컴퓨터의
감가상각비를 빠트린 것이다.

컴퓨터는 사놓고 1년만 지나면 거의 절반가격으로 떨어진다.

엄청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계산하지 못한채 씀씀이만 늘렸던 것이다.

창업자들은 시장조사를 나설 때부터 돈관리를 철저히 하는 습성을 익혀야
한다.

현금관리수칙은 약 9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고의가 아니더라도 종업원들에 의해 돈이 빠져 나가기도 한다.

다시 한번 명심하자.

돈은 자기도 모르게 빠져 나가기 쉽다는 점을.

이를 항상 염두에 두면 언젠가는 부자가 된다.

[[[ 현금관리 수칙 ]]]

(1) 현금출납장을 꼭 적어라
(2) 들어온 돈은 지체없이 은행에 입금토록 하라
(3) 현금출납장 잔액과 현금보유액이 같은가 확인하자
(4) 지급승인자와 출납담당자가 동일인이 아니도록 하라
(5) 총수입금중 외상및 어음의 비중을 체크하자
(6) 현금이 부족할 때의 강구책을 염두에 두자
(7) 예산과 실적의 차이를 분석해 보라
(8) 외상어음은 한시바삐 현금화하라
(9) 입출금 증빙서류를 체크하라

< 중소기업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