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털시장의 침체분위기 속에서 일반 창투사들이 제조업투자를
꺼리고 있는데도 불구 신보창업투자(대표 남대우)가 제조업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가고 있다.

신보창투는 올상반기중 모두 12개 유망기업을 발굴, 적게는 7천만원에서
10억원까지 투자했다.

많은 창투사들이 제조업 투자보다는 서비스 유통등 비제조분야로 투.융자
하는데 비해 신보가 투자한 12개사는 모두 제조업체이다.

신보는 하반기에도 12개사 정도를 추가 발굴할 예정이어서 이회사의
올해실적은 예년의 2배를 웃돌 전망이다.

50여개 창투사중 투자실적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보가 투자한 12개 업체의 사업내용은 다양하다.

첨단 하이테크업체는 물론 사양시 되는 섬유회사도 있다.

주문복과 기성복의 장점을 살린 시스템오더방식으로 양복의 틈새시장을
개척한 (주)에피모에 투자, 장인을 기업가로 만든 것이다.

한국 최초의 인터넷게임 소프트웨어업체인 태울, 입체영상구현장치
제조업체인우보전자, 티타늄카바이트(우주항공산업 소재) 생산업체인
명준산업, 펄스플라즈마 이온질화를 세계 3번째로 개발한 제4기한국등은
매출 20억~80억원의중소기업이지만 어렵게 발굴해낸 유망주들이다.

마이컴제조업체인 프로칩스, 제철제강설비업체인 에이스산업,
철구조물업체인 대륭산업 등 연간매출 2백억~7백억원대 기업들은 내년
상반기중 장외등록을 목표로 하고있다.

급성장이 예상되는 신생기업이나 한단계 더 높은 도약을 꾀하는
성장기업에 투자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것이다.

발로 뛰며 투자대상을 찾는 데만 힘쓰는 것이 아니다.

투자기업에 대해서는성실한 동업자로서 총력을 다해 육성한다는 것이
이 회사의 확고한 방침이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기업상담을 위한 SBC사업팀을 구성, 경영지도를
겸하는것도 그 일환이다.

지난 6월에는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과 공동으로 창업예비학교를
개설하는 등 창업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장외시장의 활성화에 고무돼 있다.

그동안 투자한 기업들이 이제 장외시장에 내놓아도 각광을 받을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기 때문.

올하반기에는 두인전자 터보테크등 5개사, 내년에는 7~8개 업체가
장외등록을 추진한다.

그동안 융자보다는 투자에 힘써온 덕분이라고 이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신보가 벤처캐피털 업계에 하나의 시금석이 될 가능성은 더 있다.

부도속출 속에서도 60여개 투자업체중 좌초된 업체가 하나도 없다.

외자도입 없이 순수 국내 자금만으로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사원교육 해외연수 등을 통한 인재육성에도 적극적이다.

벤처업계가 정부 규제완화를 외치며 투자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신보가
한국형 벤처캐피털의 모델로 뿌리내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문병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