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침체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는게 확인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의 산업활동동향은 생산둔화와 가동률하락 그리고
재고증가 등 본격적인 불황이 시작되고 있다는걸 나타내고 있다.

산업생산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작년동기에 비해 9.8%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6월중 산업생산은 작년 6월에 비해 3.8% 증가해 그쳐 94년 2월(1.8%)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그동안 80%이상을 유지했으나 6월에 들어서는 93년
1월(76.4%)이후 최저수준인 77.8%로 낮아졌다.

재고증가율은 91년 9월(20.3%)이후 4년3개월만에 최고치인 20.2%를
기록했다.

그동안 경기연착률에 대한 기대를 가져왔던 정부와는 달리 경제를
걱정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경제가 위기 상하에 빠져들고 있다는 경제계의 주장에 정부는 위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가 어려워지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의 단계에서 벗어나
경기침체를 확인하는 단계에 와있다.

성장, 물가, 경상수지 등 3가지 정책목표 달성은 중요한 정책과제다.

물론 3가지 목표의 동시달성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3가지 목표중 어느 하나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맞고 있다.

물가불안에다 경상수지가 큰폭의 적자를 지속하고 있고 성장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산업생산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활동의 위축을 어떻게 보든 이는불황의 본격적인 시작이고
경기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는데에는 무리가
없을것 같다.

그런데 우리의 고민은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해도 부양책을 쓰기가
어렵다는 점에 있다.

물가불안을 부채질하고 경상수지 적자규모를 더욱 확대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책을 쓴다해도 그 효과를 확신할수 없다는것도 또다른
고민이다.

통계청은 경기위축이 자동차업종의 노사분규에 따른 생산차질, 반도체와
철강의 수출부진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노사분규가 사라지는 것만으로 생산의 활기회복은 가능한 것이
아니다.

또한 수출부진은 특수시정이 있지만 경 력약화에 근본원인이 있다.

한마디로 고비용 저효율체질의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의 경기침체를 경기순환과정에서 겪는 하나의 국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없이 경기회복을 긷할수는 없다.

임금 땅값 금리 물류비용이나 노사분규등 어느 요인을 경쟁국과 비교해도
불리한 상황에 있다.

경기침체는 우리경제의 취약점을 보강할수 있는 기회가 될수 있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고비용 저효율체질을 손질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치권은 물론 정부와 노.사를 비롯한 국민적 공감대형성이
급선무다.

이해집단간의 시각차를 극복하지 않고 이루어낼 것은 없기때문이다.

우리가 맞고 있는 현실과 우리의 능력에 대한 솔직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능력이상으로 대우받고 능력이상으로 소비하고 행동한 결과는 경제적
낙후 이외 아무것도 아니다.

산업활동위축과 경기침체는 예상하고 있었으나 대비하지 않고 맞은
어두운 현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