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달리 습기를 한껏 머금은 폭설이 게릴라처럼 내렸다. 무거운 눈이 두껍게 쌓이면서 시설물,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 영동과 동해안에는 재난 특보가 발령되고 주요 국립공원 등산로도 등반이 금지됐다. 올해 이례적인 눈 폭탄은 서울,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었다. 짧은 시간 최고 10cm 이상 상당한 눈이 집중적으로 내린 곳들에선 지붕이 무너지고 지하 주차장 입구가 붕괴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누구나 기다리던 낭만의 대상이 어쩌다 눈 폭탄과 골칫거리로 전락했나?습설의 원인은 ‘해수온 상승’과 ‘절리저기압’이 꼽힌다. 절리저기압은 특이한 형태의 저기압으로 몽골 북쪽의 차가운 공기를 한반도 쪽으로 빠르게 가져오는 역할을 하며 대기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절리저기압이 따뜻한 서해와 만나면서 한반도에 무게가 무겁고 기습적인 폭설을 가져온 것이다. 결국 습설 역시 인간의 생산, 경제활동이 초래한 ‘온실가스’ 때문에 빚어진 자연현상의 하나로, 지구의 몸서리침이자 외침이다. 문제는 내년, 후년의 습설은 더 잦아지고, 더 무거워지고, 더 강한 위력을 보여줄 거라는 점이다.올해의 봄이 경칩(驚蟄)을 넘어 춘분(春分)을 향해 가고 있다. 예년 경칩 즈음이면 폈을 남쪽 매화(梅花)가 아직이라 아우성이다. 절기가 도래했는데도 꽃을 피우지 않는 꽃나무도 문제지만, 올해는 숲 도처에 가지 꺾이고 부러진 나무들이 너무 많다. 겨우내 나무를 보호했던 두터운 낙엽 이불이 숨이 죽다 보니, 도길에 떨어져 나뒹구는 부러진 가지, 바닥을 향해 부러진 가지를 축 늘어트린 위태로운 나무들, 아예 뿌리 뽑혀 쓰러진 나무들이 더 명징하게 눈에 들어온다. 사육
오뚜기는 방탄소년단(BTS) 진과 함께 한 '진라면 캠페인' 영상을 공개하고 글로벌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영상 도입부는 로맨스 드라마처럼 제작했으며 진이 진라면을 즐기는 순간도 영상에 담겼다. 캠페인 영상은 오뚜기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다.오뚜기는 방탄소년단(BTS) 진을 모델로 내세워 라면 봉지에 ‘Jin ramen’을 새긴 글로벌 캠페인을 해왔다. 이달부터는 국내 제품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각국으로 수출하는 용기 제품 포장에 진의 모습을 담았다. 이 밖에 진의 사진과 손 글씨, 진이 개발한 캐릭터 '우떠' 등으로 구성된 스티커를 멀티(묶음) 제품에 동봉한다.오뚜기 관계자는 "진과 함께 진라면의 매력을 국내외 소비자에게 알리고자 한다"며 "후속 콘텐츠에서는 진라면 순한맛과 매운맛을 다채롭게 표현한 진의 모습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오뚜기가 K팝 스타를 내세워 글로벌 홍보에 나선 것은 앞서 불닭볶음면이 BTS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을 참고한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 당초 마니아들만 찾던 불닭볶음면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건 2022년 BTS이 방송에서 불닭볶음면을 먹으면서부터였다. 미국 유명 여성 래퍼 카디비도 자신의 틱톡 계정에 까르보불닭 먹는 영상을 올려 미국 마트에서 불닭 브랜드가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오뚜기는 이번 진라면 캠페인 영상 공개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작년 8월 회사명 영문 표기를 'OTOKI'로 변경했고 지난 1월에는 미국 최대 식품 박람회 '2025 윈터 팬시 푸드쇼'에서 새로운 진라면 패키지를 선보였다.안혜원 한경
예술과 기술은 끊임없이 서로를 탐해왔다. 상상력의 산물인 예술은 늘 동시대 첨단기술로 구현됐다. 건반악기의 혁명인 피아노의 탄생으로 클래식이 풍요로워졌고, 카메라의 발명으로 영화라는 장르가 생겼다.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에서 시작한 미디어아트 등 미술 역시 전통적인 회화와 조각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거리낌 없었다.하지만 인공지능(AI)은 조금 복잡미묘하다. AI시대가 도래했다지만, 여전히 예술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음악, 문학, 영화뿐 아니라 미술에서도 AI가 개입할 경우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예술과 AI는 상호보완 관계가 아니라 누군가는 반드시 쓰러지게 될 제로섬(zero-sum) 관계란 것이다.AI의 도움을 받거나, 혹은 AI가 그린 그림도 ‘작품(Artwork)’으로 볼 수 있을까. 모두가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2018년 흥미로운 일이 일어났다.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AI가 그린 ‘벨라미가(家)의 에드몽’이라는 그림이 43만2500달러(당시 약 4억5000만원)에 낙찰된 것. 당초 예상가의 40배를 웃도는 낙찰가였다.작품을 그린 작가는 프랑스의 3인조 그룹 ‘오비어스(Obvious)’. 2017년 결성한 이후 AI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짜깁기 데이터’로 절하되곤 하는 AI 작품은 어떤 예술성을 지니고 있을까. AI도 화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초현실주의의 새로운 지평: IMAGINE’ 전시로 한국을 찾은 이들을 지난 11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만났다.▷거대언어모델(LLM)의 방대한 데이터 속 적당한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해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관점에서 예술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