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는 까닭은 뭘까.
우선 존슨의 쾌거는 인간의 한계가 종착점이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특히 두 종목 석권은 지금까지 세계육상계에서는 "불가능"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에 가히 기적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제시 오웬스와 칼 루이스(이상 미국)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인간탄환들도
역대올림픽에서 100m-200m 2관왕에 올랐지만 단 한사람도 두 종목을 석권
하기는 커녕 도전할 엄두조차 못냈다.
200m, 400m 두 종목이 운동방법과 주법 등 모든 면에서 판이한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200m는 초반 스타트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가속도가 붙은
스피드, 막판 스퍼트 등 거의 모든 면에서 100m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반면 스타트부터 골인지점까지 코너를 2번 돌아 원심력의 지배를 받는
400m는 단거리에 필적할 만한 스피드, 속도를 끝까지 유지하는 "지속주",
그리고 이에 따른 지구력이 필수적이다.
비록 여자부에서 미국의 발레리 브리스코(84LA올림픽)와 이번 대회에
마리아호세 페렉(프랑스)가 두 종목을 석권했지만 여자 400m는 아직
저변이 얇아 남자부에 비교할 차원이 못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시해야 할 것은 존슨 스스로의 피나는 노력과 기록
단축을 위한 육상인들의 끊임없는 기술개발이 오늘의 기적을 낳았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