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나서서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여 무역적자를 해소하려
들어서는 안된다.

수출을 늘리려 하니 밀어내기 수출로 수출실적이 앞당겨지고, 앞당겨진
수출때문에 나중에는 실적이 없고 통계의 신뢰성이 떨어진다.

수입을 줄이려 하니 통관과 수입허가에 제동이 걸려 수입은 늦춰지고,
원료와 부품 조달과 설비투자에 차질이 생겨 적자수렁은 오히려 깊어만
간다.

정부개입 수출 드라이브로는 근본적인 수출부진해소가 이루어질수
없다.

지난 7월중 수출증가율이 42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떨어졌다.

올들어 7월까지의 통관기준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마침내 1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가 되었다.

경제장관들이 지난주 머리를 맞대고 수출부진과 경상수지적자대책을
짜 보았지만 별로 나아진게 없다.

결국 김영삼 대통령이 내일 청와대에서 경제계 인사들과 오찬모임을
갖고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제는 근본적인 방향전환이 있어야 한다.

정부개입 없이 수출이 늘어나고 수입이 줄어들어 무역적자가 해소되어야
경상수지가 개선된다.

경쟁력있는 기업과 능력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뛰어야 개방된 시장에서
경쟁에서 이길 제품과 일류상품이 나온다.

우리 경제가 정말 필요로 하는것은 경제지표를 보기 좋게 만들려는
정부개입이 아니라 경쟁력과 능력이 성과로 나타나는 민간주도 경쟁력
강화이다.

세계화시대의 경제전쟁 주역은 기업이다.

그것도 경쟁력있는 기업이다.

그런 기업이 나오고 자랄수 있는 경영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그런 경영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김대통령의 약속대로 "사람키우고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첫째 민간주도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하루 빨리 전환해야
한다.

세계 일류 상품을 만드는 경쟁력있는 기업이 앞장서게 해야 한다.

정부의 시장개입을 없애고 그 대신 치열한 경쟁이 시장을 감시하는
열린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둘째 경쟁력있는 수출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제약하는 정부개입을 없애야
한다.

열린 시장에서 세계 기업들을 상대로 경쟁해서 이길수 있는 기업이
경쟁력있는 기업이다.

대기업은 너무 커지지 못하게 족쇄를 채우고, 중소기업은 경쟁력이
없어도 지원해서 버텨나가게 해야 한다는 왜곡된 산업정책을 고쳐야
한다.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기업이 보상받는 시장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도 경쟁력을 키워 그 대열에 끼이게 해야 한다.

정부의 매질보다 더 무서운 시장의 감시,정부의 표창보다 더 효과적인
수출 이익을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누릴수 있게 해야 한다.

셋째 수출에서 성공한 기업주와 경영인들의 고언에 경제장관들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세계 시장을 무대로 세계의 기업들과 경쟁하다 보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

더 좋은 나라를 갖고 싶고,더 훌륭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기업인들은 "장사꾼"이지만 일자리를 만들고 사람을 키워 시장에서
성공하는 "혁신가"이기도 하다.

들어야 알고 실천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