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개인휴대통신(PCS)사업에 진출함으로써 통신사업의 꿈을
이뤘다.

사업획득권까지 최대공로자는 당연히 LG텔레콤의 정장호사장(55).

그룹내 최고의 정보통신분야 전문가로 손꼽히는 그는 그 덕택에
교환기 등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LG정보통신과 LG텔레콤의 사장직을
겸임하게 됐다.

비슷하면서도 성격이 전혀 다른 두회사의 사장을 맡은 그의 역할에 대한
관심도 자연히 높아졌다.

CDMA(부호분할다중접속)기술의 개척자로 남고 싶다는 정사장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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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설립도 끝났는데 요즘은 무슨 일을 하시는지요.

<>정사장 = 빠른 시간내에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조직확충에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최근엔 그룹내 타계열사에도 없는 연봉제 임금체계를 확립했지요.

신설회사로서의 애로를 십분 감안해 노력과 희생에 따른 보상을
꼭 해줄 생각입니다.

-98년부터 PCS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추진상황을 말씀해 주시지요.

<>정사장 = 구로구 독산동 LG패션빌딩에 중앙교환국사를 차려
임시사옥으로 사용중입니다.

기지국부지로는 LG정유의 주유소와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활용키로 결정했습니다.

PCS장비는 국내외업체 차별없이 공개입찰을 통해 구매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전문인력확보가 힘들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정사장 = LG계열사들로부터 1백10여명을 확보했습니다.

대부분 기술인력들이며 연말쯤 사무직 인력을 공채할 예정입니다.

서비스개시이후 필요한 인력은 그때그때 뽑아 충원할 생각입니다.

외부인력을 스카우트하는 것은 내가 살기위해 남을 죽이는 것과
다를바 없어 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이동전화업체를 비롯 사업자간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정사장 = 한국이동통신 신세기통신 한국통신 한솔PCS등과 치열한
5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고품질의 서비스를 싼 가격에 공급해 고객을 확보해나갈 방침입니다.

-통신분야 우선협상대상국(PFC)지정과 관련, 미국의 통신장비시장
개방압력을 어떻게 보십니까.

<>정사장 = 한국의 통신시장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데다 정부의
경쟁도입정책에 따라 미국 업체들이 대한진출을 확대하려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정부가 한국의 통신시장 진입에 상당한 장벽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도 주요한 원인중의 하나지요.

따라서 통신시장 개방압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장비를 최소한으로
사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물론 이경우에도 구매조건으로 기술이전을 약속받아 국내 관련기술개발의
밑거름으로 삼는 것이 지속적인 개방압력에 대처할수 있는 길이 될것입니다.

이와함께 우리가 어떤 나라보다 앞서 개발한 CDMA기술의 대외수출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외국산장비를 사주면서 외국시장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시장개방에 대비한 정부의 대응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정사장 = 민간기업에 대한 간섭과 규제를 없애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경영할수 있도록 해줘야 할것입니다.

물론 정보통신부가 이런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어 다행입니다.

통신사업자가 늘어나고 장비시장마저 개방되면 정부가 일일이 관심을
가질수도 없을 겁니다.

정부는 정책비전을 제시하고 업체들은 자율경영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작지않은 두회사의 사장을 겸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사장 = 사업권을 딴 사람으로서 사업기반을 다지라는 뜻에서
LG텔레콤사장까지 맡게 된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새롭게 도전할수 있는 계기라고 봅니다.

내년 3월 LG텔레콤 주총이후 LG정보통신의 사장직은 내놓을 생각입니다.

그러나 LG그룹을 CDMA의 선두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각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포부는 무엇인지요.

<>정사장 = CDMA기술을 활짝 꽃피울 LG텔레콤의 발전을 지켜봐주십시요.

CDMA는 무선을 이용한 멀티미디어서비스 주문형비디오(VOD)등 적용분야가
무한합니다.

앞으로도 CDMA기술개발에 전념해 "개척자"로 남고싶은 것이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 김도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