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지구촌 여기까지...] (3) 삼탄 파시르광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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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원의 미래를 캐라''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외 오지에서 성공적으로 진출, 우리나라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기여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삼천리그룹계열 자원개발전문업체인 삼탄(사장 허석)이 100% 출자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키데코(KIDECO.자본금 166억원).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북동쪽으로 1,320km 떨어진 칼리만탄주
(보르네오섬)의 발릭파판시까지 비행기로 2시간, 이 항구도시에서 다시
남쪽으로 3시간30분 정도 자동차로 달려 키데코의 유연탄 생산현장인
파시르광업소(소장 하명식전무이사)에 도착하면 광구면적 5만ha(당초
탐사면적 25만ha)에 이르는 광활한 대지위에 노천탄광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이 광업소의 유연탄 매장량은 10억8,000만t.
가채량은 5억5,300만t으로 연간 600만t 생산기준으로 90년간 채탄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생산규모는 연간 300만t.
이곳에서 한국인기술자 28명과 현지인 860명등 모두 888명이 에너지자원을
캐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키데코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하루 일과는 직책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똑같은 일정으로 되풀이된다.
이 회사 생산과장인 김명환씨(33)의 경우도 마찬가지.
오전6시에 기상, 생산지휘부에 도착하면 7시, 이때가 작업 교대시간이다.
24시간 일을 계속하기 때문에 매일 2교대로 돌아간다.
현지근로자들의 작업 인수인계및 장비점검을 감독한후 기술자들과의
1일회의를 마치면 대략 9시.
이때부터 생산자료를 분석하거나 현장근로자들의 작업을 독려하고
지휘감독한다.
오후에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7시에 근무를 끝내고 취침하는
시간은 대략 11시.
김과장은 이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과임에도 요즘에는 지루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곳에 처음 발령받고 근무할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91년12월부터 93년말까지 이곳에서 근무한후 귀국했다가 작년 8월 다시
부임해와 김과장의 키데코 근무는 이번이 두번째.
첫 부임때 적응이 안된 상태에서 열대우림속 탄맥을 찾아 헤매며 고생하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해진다.
그 당시에는 열대지방에서의 경험이 없어 풍토병으로 고생한 직원이
한둘이 아니었다.
이제는 모든 생산과정이 자리를 잡아 채탄에만 매진하면 되는 것이다.
또 올해 착공된 제2단계 증산시설이 98년3월말 준공되면 생산규모
(연간700만t)면에서 세계적인 광산으로 발돋움, 해외 에너지개발의 첨병역을
맡게 된다는 자부심도 갖는다.
국내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성공사례 제1호로 꼽히는 키데코는 생산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지난 82년 당시 삼척탄좌(삼탄의 전신)를 포함, 국내기업 5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현지법인인 "한.인니자원개발"을 설립하고 인도네시아
석탄공사와 단독개발방식에 의한 조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생산개시후 30년(연장가능), 운영방식은 한국측이 자본
기술및 경영권을 갖고 인도네시아측이 광업권및 시설소유권을 보유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당시만해도 국내기업의 해외자원 개발사례가 전무한데다 탄전이
워낙 오지에 위치해 있어 투자가치가 적다고 판단한 4개 기업이 89년을
전후해 자본을 철수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파시르탄전의 가능성을 확신한 삼탄은 위험을 감수하고 이를
모두 인수했다.
이때부터 삼탄의 사운을 건 파시르광산 개발사업이 시작됐다.
89년12월 광산개발에 본격 착수하는 한편 항만 도로등 부대시설
공사에 들어가 광업소에서 전용항만인 타나메라항구까지 40km에 이르는
키데코 전용도로 건설은 경남기업에, 타나메라항만 건설은 삼성중공업에
각각 발주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92년10월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고 93년3월 마침내
상업생산을 개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첫 해 100만t, 94년12월 200만t 생산을 달성한 키데코는 올해 7월부터
98년3월 완공을 목표로 제2단계 증설공사에 들어갔다.
작년말까지 키데코가 투자한 금액은 총1억5,700만달러.
2단계 공사에 6,300만달러가 추가로 투입된다.
지난해의 경우 모두 250만t을 생산, 이중 75%를 한국전력공사등 국내에
공급했고 나머지는 홍콩 일본 등지에 수출했다.
2단계 증설공사가 끝나면 생산량의 60% 가량을 국내 공급하고 수출선도
다변화할 계획이다.
키데코의 장기남이사는 "채탄작업이 진행중인 로토광구외에 현재
사마랑가우 강남구역등에 대한 탐사를 실시중"이라며 "파시르탄전의
개발가능성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해 제3, 제4단계 증설공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키데코 직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데
대한 외로움.
워낙 오지에 위치해 있어 작업시간이 끝나도 마땅히 갈데가 없다.
하명식파시르광업소장은 "가족을 데려온 직원도 있으나 극소수"라며
"매일 반복되는 생활에서 오는 단조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일과시간이
끝나면 대화시간을 자주 갖는등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신경을 가장많이
쓰고 있다"고 털어놨다.
민형기주인도네시아대사는 "키데코는 광구의 경제성 뿐만 아니라
현지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 측면에서도 이곳에 진출한 국내 기업중
가장 모범적인 기업의 하나"라며 "많은 현지인을 고용하다보니 지역사회
개발에도 일익을 담당하는등 이 나라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 정규용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5일자).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외 오지에서 성공적으로 진출, 우리나라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기여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삼천리그룹계열 자원개발전문업체인 삼탄(사장 허석)이 100% 출자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키데코(KIDECO.자본금 166억원).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북동쪽으로 1,320km 떨어진 칼리만탄주
(보르네오섬)의 발릭파판시까지 비행기로 2시간, 이 항구도시에서 다시
남쪽으로 3시간30분 정도 자동차로 달려 키데코의 유연탄 생산현장인
파시르광업소(소장 하명식전무이사)에 도착하면 광구면적 5만ha(당초
탐사면적 25만ha)에 이르는 광활한 대지위에 노천탄광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이 광업소의 유연탄 매장량은 10억8,000만t.
가채량은 5억5,300만t으로 연간 600만t 생산기준으로 90년간 채탄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생산규모는 연간 300만t.
이곳에서 한국인기술자 28명과 현지인 860명등 모두 888명이 에너지자원을
캐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키데코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하루 일과는 직책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똑같은 일정으로 되풀이된다.
이 회사 생산과장인 김명환씨(33)의 경우도 마찬가지.
오전6시에 기상, 생산지휘부에 도착하면 7시, 이때가 작업 교대시간이다.
24시간 일을 계속하기 때문에 매일 2교대로 돌아간다.
현지근로자들의 작업 인수인계및 장비점검을 감독한후 기술자들과의
1일회의를 마치면 대략 9시.
이때부터 생산자료를 분석하거나 현장근로자들의 작업을 독려하고
지휘감독한다.
오후에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7시에 근무를 끝내고 취침하는
시간은 대략 11시.
김과장은 이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과임에도 요즘에는 지루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곳에 처음 발령받고 근무할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91년12월부터 93년말까지 이곳에서 근무한후 귀국했다가 작년 8월 다시
부임해와 김과장의 키데코 근무는 이번이 두번째.
첫 부임때 적응이 안된 상태에서 열대우림속 탄맥을 찾아 헤매며 고생하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해진다.
그 당시에는 열대지방에서의 경험이 없어 풍토병으로 고생한 직원이
한둘이 아니었다.
이제는 모든 생산과정이 자리를 잡아 채탄에만 매진하면 되는 것이다.
또 올해 착공된 제2단계 증산시설이 98년3월말 준공되면 생산규모
(연간700만t)면에서 세계적인 광산으로 발돋움, 해외 에너지개발의 첨병역을
맡게 된다는 자부심도 갖는다.
국내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성공사례 제1호로 꼽히는 키데코는 생산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지난 82년 당시 삼척탄좌(삼탄의 전신)를 포함, 국내기업 5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현지법인인 "한.인니자원개발"을 설립하고 인도네시아
석탄공사와 단독개발방식에 의한 조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생산개시후 30년(연장가능), 운영방식은 한국측이 자본
기술및 경영권을 갖고 인도네시아측이 광업권및 시설소유권을 보유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당시만해도 국내기업의 해외자원 개발사례가 전무한데다 탄전이
워낙 오지에 위치해 있어 투자가치가 적다고 판단한 4개 기업이 89년을
전후해 자본을 철수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파시르탄전의 가능성을 확신한 삼탄은 위험을 감수하고 이를
모두 인수했다.
이때부터 삼탄의 사운을 건 파시르광산 개발사업이 시작됐다.
89년12월 광산개발에 본격 착수하는 한편 항만 도로등 부대시설
공사에 들어가 광업소에서 전용항만인 타나메라항구까지 40km에 이르는
키데코 전용도로 건설은 경남기업에, 타나메라항만 건설은 삼성중공업에
각각 발주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92년10월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고 93년3월 마침내
상업생산을 개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첫 해 100만t, 94년12월 200만t 생산을 달성한 키데코는 올해 7월부터
98년3월 완공을 목표로 제2단계 증설공사에 들어갔다.
작년말까지 키데코가 투자한 금액은 총1억5,700만달러.
2단계 공사에 6,300만달러가 추가로 투입된다.
지난해의 경우 모두 250만t을 생산, 이중 75%를 한국전력공사등 국내에
공급했고 나머지는 홍콩 일본 등지에 수출했다.
2단계 증설공사가 끝나면 생산량의 60% 가량을 국내 공급하고 수출선도
다변화할 계획이다.
키데코의 장기남이사는 "채탄작업이 진행중인 로토광구외에 현재
사마랑가우 강남구역등에 대한 탐사를 실시중"이라며 "파시르탄전의
개발가능성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해 제3, 제4단계 증설공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키데코 직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데
대한 외로움.
워낙 오지에 위치해 있어 작업시간이 끝나도 마땅히 갈데가 없다.
하명식파시르광업소장은 "가족을 데려온 직원도 있으나 극소수"라며
"매일 반복되는 생활에서 오는 단조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일과시간이
끝나면 대화시간을 자주 갖는등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신경을 가장많이
쓰고 있다"고 털어놨다.
민형기주인도네시아대사는 "키데코는 광구의 경제성 뿐만 아니라
현지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 측면에서도 이곳에 진출한 국내 기업중
가장 모범적인 기업의 하나"라며 "많은 현지인을 고용하다보니 지역사회
개발에도 일익을 담당하는등 이 나라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 정규용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