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km 지점부터 남아공의 투그웨인과 선두를 다투면서 자신이 생겼는데
막판 스퍼트를 하지못해 아쉬웠다"

이봉주 (25.코오롱)는 바르셀로나에서 황영조가 우승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반드시 우승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상대가 워낙 강했다고 말했다.

4일 오전 (한국시간 4일 밤) 42.195km 레이스를 끝낸 이봉주는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스스로 우승을 목표로 하고 매스컴에서도 잘 써 줘 부담이 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게임은 어렵지 않았다"고 자신이 뛴 코스를 되돌아본 이봉주는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반드시 우승,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우승소감은.

"경기전에는 다소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뛰어보니 그리 어렵지 않았고 코스도 그리 심술궂지않았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우승,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시간여동안 무슨생각을 하며 뛰었나.

"나는 마라토너다.

무조건 선두그룹을 지켜야하고 혹 선두에 서지못한다하더라도 따라
붙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막판 스퍼트가 부족하진 않았나.

"남아공 선수와 케냐선수가 나란히 선두로 달릴 때 당연히 앞으로
치고 나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특히 남아공의 투그웨인이 워낙
강해 내 자신의 한계를 느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가장 어려웠던 고비는 어느 구간이었나.

"30km 지점이다.

남아공선수가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뛰어 그의 표정을 읽기도 어려웠고
갈증이 심했다.

그러나 고비를 넘기면 된다는 생각에서 사력을 다했다"

-뛰기전 정봉수 감독으로부터 어떤 주문을 받았나.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었다.

오르막에서 승부를 걸라는 감독선생님의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

만일 그게 어려우면 5km 남겨둔 지점에서 승부를 걸라는 말도 있었다.

제대로 된 것 같다"

-지금 심경은.

"아쉽지만 날아갈 것 같다.

고향 (천안)에 계신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실 것이고 소속사인 이동찬
코오롱그룹명예회장께서도 전날 우리 선수들을 격려하셨다"

감독님을 포함 코칭스태프와 주무께도 감사한다.

당분간 쉰 뒤 레이스를 재개하겠다"

< 애틀랜타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