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금메달기계' 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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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당초 목표로 세웠던 금메달 12개를 획득하지
못했다고 서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금메달숫자만 목표에 미달했을뿐 전체 메달
숫자(27개)는 바르셀로나대회때(29개)와 큰 차이가 없는데도 말이다.
이같은 서운함은 애초 목표를 총 획득메달수로 정하지 않고
금메달수만 명시하는 것에서 연유하지만, 금메달 숫자가 곧 그
대회의 성적표인양 여기는 우리 의식은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성적을 낼때 금메달숫자로 순위를 정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정도이다.
이번대회 주최국인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가 금메달숫자보다는
총메달숫자로 순위를 나타내는 것이 보통이다.
일류병에서 유래한 듯한 우리의 "금메달 지상주의"는 여러가지
병폐를 낳는다.
우선 선수들에게 은메달이나 동메달은 메달같지도 않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선수들은 오로지 금메달을 따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긴장
하게 되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선수들은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면 무슨 죄나 지은양 고개를
숙이고 미안해한다.
아예 메달권밖으로 밀려났을때 담담해하는 표정과는 대조적이다.
또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훈련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사람인이상 운동이외 공부나 취미생활도 해야 하건만
오로지 훈련을 통한 "테크닉 향상"에만 몰두하도록 만든다.
이런 풍토에서는 미국의 육상스타 마이클 존슨과 같은 지.체
겸비의 선수가 나오기 힘든 것이 뻔하다.
그러다보니 은메달을 따고도 실망한 나머지 공식기자회견이나
인터뷰도 마다하고 눈물을 흘리는 해프닝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쯤되면 "국제적 촌놈"이 따로 없다.
선수가 아닌, 금메달 쟁취기계에 불과한 것이다.
"꼭 금메달만 메달인가.
전체 선수중 메달구경도 하지 못한 선수가 90% 이상인데 동메달
이면 어떤가"
애틀랜타에 격려차 온 어떤 관리의 얘기다.
"스포츠 선진국" 운운하기에 앞서 우리 의식전환부터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김경수 < 체육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6일자).
못했다고 서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금메달숫자만 목표에 미달했을뿐 전체 메달
숫자(27개)는 바르셀로나대회때(29개)와 큰 차이가 없는데도 말이다.
이같은 서운함은 애초 목표를 총 획득메달수로 정하지 않고
금메달수만 명시하는 것에서 연유하지만, 금메달 숫자가 곧 그
대회의 성적표인양 여기는 우리 의식은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성적을 낼때 금메달숫자로 순위를 정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정도이다.
이번대회 주최국인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가 금메달숫자보다는
총메달숫자로 순위를 나타내는 것이 보통이다.
일류병에서 유래한 듯한 우리의 "금메달 지상주의"는 여러가지
병폐를 낳는다.
우선 선수들에게 은메달이나 동메달은 메달같지도 않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선수들은 오로지 금메달을 따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긴장
하게 되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선수들은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면 무슨 죄나 지은양 고개를
숙이고 미안해한다.
아예 메달권밖으로 밀려났을때 담담해하는 표정과는 대조적이다.
또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훈련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사람인이상 운동이외 공부나 취미생활도 해야 하건만
오로지 훈련을 통한 "테크닉 향상"에만 몰두하도록 만든다.
이런 풍토에서는 미국의 육상스타 마이클 존슨과 같은 지.체
겸비의 선수가 나오기 힘든 것이 뻔하다.
그러다보니 은메달을 따고도 실망한 나머지 공식기자회견이나
인터뷰도 마다하고 눈물을 흘리는 해프닝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쯤되면 "국제적 촌놈"이 따로 없다.
선수가 아닌, 금메달 쟁취기계에 불과한 것이다.
"꼭 금메달만 메달인가.
전체 선수중 메달구경도 하지 못한 선수가 90% 이상인데 동메달
이면 어떤가"
애틀랜타에 격려차 온 어떤 관리의 얘기다.
"스포츠 선진국" 운운하기에 앞서 우리 의식전환부터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김경수 < 체육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