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이번 공정위의 개정안이 기업의 자율성과 창의성 보장을 표방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일단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 내용중 계열사 채무보증을 5년내 완전해소케 한다든지
금융.보험사업자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을 적용키로 한 내용에 대해서는
기업활동을 제약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S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간의 채무보증은 일종의 신용창조행위이고
신용은 곧 기업의 자산"이라며 "이런 채무보증을 일률적으로 해소하라는
것은 사유재산권에 대한 제한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H그룹 관계자도 "국내기업들은 그렇지 않아도 금리면에서 불리한 조건을
안고 경쟁하고 있는데 그나마 채무보증마저 규제하면 대외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계는 또 이번 개정안에 새로 도입된 "친족독립경영회사" 개념에
대해서도 그 취지는 이해가 되지만 막상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는
기업현실과 상충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L그룹 관계자는 "현재 친족간 계열분리된 기업들의 경우만 봐도 원자재
구매 등에 있어 어느 정도는 서로 상대방 기업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는 게 국내기업의 현실"이라며 "이를 무시하고 친족간 계열분리
여부를 두부 자르듯이 판정한다는 것은 탁상행정식 발상"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