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여론조사에서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시민은 4%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에 대한 보도를 보았다.

서울시 수돗물이 마실 수 있는 좋은 물이라고 설명을 하면 누구나
그렇게 좋은 물인데 왜 홍보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서울시 상수도본부도 끊임없이 수돗물에 대한 홍보를 하고
있다.

결국은 수돗물에 대한 불신도 문제지만 보다 고급수를 찾는 심리적
욕망이 생수나 약수터물을 찾게 되는 원인이 아닌가 싶다.

불과 백년전 선진 구라파에서도 수인성전염병으로 수천명씩 인명이
희생되었고 이러한 위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현재의 여과식 정수방법과
염소에 의한 살균소독방법이 채택되었다.

이정수방법이 채택된 후 수인성전염병이 없어져 인류 생명을 연장하면서
장수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필자가 희생이었던 50년대만 하여도 시골사람이
서울에서 살다가 내려오면 서울 수돗물을 마신덕에 신수가 좋다고
부러워할만큼 수돗물은 서울생수의 상징이었고 동경의 대상이었으며
누구나 의심없이 마셨다.

그후 서울의 인구가 급격히 많아지고 수돗물 공급구역도 넓어지면서
공급관의 배관이나 유지관리문제가 쉽지 않게 되었고 원수의 오염으로
시민의 심리적 불신이 시작되면서 이제는 그냥 마시기에는 무엇인가
꺼림지한 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확실하게 위생적인 음료수는 수돗물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서울시 수도관계책임을 맡고 있을 때 블란서의 상수도 공급부서에서
일하는 젊은 책임자를 만나서 물어본 일이 있다.

자기들 부부는 수돗물을 마시고 애기들 우유를 탈 때는 부인이 꼭
에비앙이라는 시판생수를 사서 쓴다는 말을 듣고 서로 한바탕 웃은
일이 있다.

블란서의 상수원 원수는 한강원수보다도 휠씬 나빠서 강물을 저수지에
1주일쯤 받아 놓았다가 가라앉힌 뒤 윗물을 정수장에 보내어 정수하는
과저을 밝고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상수원이 아직 좋은 편이다.

원수를 보호하고 우리의 젖줄인 한강을 잘 지키는데는 소홀하면서
위생적인 수돗물을 불신하고 생수만 찾는다면 우리 수돗물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7일자).